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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엄마 학원 ㅣ 반달문고 11
김녹두 지음, 김용연 그림 / 문학동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처음 든 생각. 좋은 엄마 학원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교육이란 게 언제부턴가 아이의 실력 뒤에 엄마의 정보력, 경제력, 정치력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라 ‘좋은 엄마’이면엔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잘 이해해 주는 것보다 앞서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건 아이의 학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옆에서 간식 먹던 아이가 아는 채를 하고 묻는다. 자기는 짱 재미있게 봤던 책이라고. 나는 늘 아이의 반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나는 별로던데 뭐가 재미있었을까 하고 생각해보고 역시 동화책은 어른들이 아무리 눈높이를 낮춰 아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으로 읽는다고 해도 서로 머무는 눈길이나 생각이 다름을 느낀다.
아동작가는 어떻게 아이들의 생각을 그리도 잘 포착하고 꿰뚫어 볼 수 있는지 새삼 그들의 능력이 부럽다. 이건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생기는 갈등이 커질수록 그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게 느껴지던지.
네 편의 단편인 책은 썩 유쾌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읽고 나서 입이 썼다. 맨 끝의 <뻐꾸기 엄마>편은 늘어나는 맞벌이가정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간호사인 엄마, 부부간의 다툼으로 떨어져 사는 아빠로 인해 근처에 사는 이모 집에서 밥을 먹고 이모의 보살핌을 받는 미돌이는 이종사촌인 종호나 종미에게 썩 달갑지 않다. 그리도 이들의 대화가 가슴을 콕콕 쑤신다. 자기도 아는 것을 말로 확인시켜 줄때는 어른도 많이 아프거늘....
“엄마,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만 낳고 자기는 키우지도 않는대. 뻐꾸기가 뱁새 둥지에 알을 낳았거든. 그런데 새끼 뻐꾸기가 글쎄 뱁새 새끼를 밀어서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는 거야. 야, 뻐꾸기 정말 나쁘다.”
“엄마, 이모가 꼭 뻐꾸기 같애, 엄마가 미돌이 키우는 거나 뱁새가 뻐꾸기 새끼 키우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맞지? 이모는 정말 뻐꾸기 엄마야. 미돌이 맨날 우리 집 와서 밥 먹고 잠 자게 하고. 이모네 반찬도 엄마가 다 해 주잖아.”
미돌이는 뱁새 둥지를 떠나고 혼자서 시리얼에 우유를 부어 먹으며 종호가 제 엄마에게 어리광 부리듯이 하던 것을 재현하는 마지막 장면에 어떻게 ‘재밌다’는 한마디 말로 표현될까.
<좋은 엄마 학원>에서도 다정이와 엄마가 좋은 엄마 학원 원장이 준 두 개의 가면-하나는 눈도 코도 귀도 없ㅇ이 커다란 입술만 달려 있고, 다른 하나는 커다란 귀만 달려 있다-을 쓰고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쏟아 낼 때 이들 가족의 대화 부족증 그렇게 해결된다.
하지만 우리 집은 자신의 감정을 배제한 채,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아이들로 인해 늘 속상해 하는 내게도 그런 가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아들이 말한 만큼의 재미를 느끼진 못했지만 요즘 동화를 읽어보면 정작 아이보다 엄마들에게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이와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엄마들의 꿈에 불과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