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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키케로 의무론 ㅣ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32
윤지근 지음, 권오영 그림, 손영운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주니어 김영사의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이란 타이틀이 처음엔 마음에 썩 들지 않았더랬다. 단지 논술이나 대학에만 염두에 둔 책, 그것도 만화로 얼마나 전달할 수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는 처음에 가졌던 부정적인 생각이 조금은 옅어졌다. 이런 책이 아니었다면 난 아마 이런 책 절대 읽으려는 시도조차하지 않았을 거다. 솔직히.
의무와 도덕은 참으로 무거운 옷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의무가 없이 원만한 사회가 돌아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거창한 의무가 아니더라도 엄마로서, 아내로서 자식으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의무를 지키며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키케로의 <의무론>도 제목만 알았지 키케로가 그리스에서 유학 중인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글이란 기본적인 것조차 몰랐다.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또는 정치가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적 성품’에 대한 내용이다. 서양사에서 기독교와 함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면에서 큰 역할을 했던, 자연법 사상인 스토아학파에 영향을 받은 키케로의 의무론은 이에 근거하고 자연 질서에 따라 사는 삶이 중요한 가르침으로 여겼다. 이 의무론이 서양 사회의 정신에 대단히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나 영국에서 로마의 다른 고전보다 더 많이 번역되고 읽혔다. 이 도덕적 권위는 인쇄술이 발명되고 성경다음으로 가장 많이 인쇄되었다니 얼마나 대단했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많은 철학자나 사상가인 뮈스, 칸트, 비스마르크, 멜란히톤, 프리드리히, 볼레르 등 많은 인물들이 필독서로 읽혔다니 도대체 어떤 책인가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의무론이 그같이 선풍적일 수 있었던 것은 키케로 개인의 훌륭한 인품도 작용했다.
지금 우리 시대는 혼탁함과 혼돈으로 어지럽다. 지도자가 도덕적 혼란에 민주주의나 인간본성의 도덕성을 망각하고 있다. 통치자에게 가장 요구 되는 덕. 개인의 영예가 아니라 정의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의무론은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나 현재 지도자로 있는 사람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권력 그리 오래가지 않거든~~
이 책에서는 주로 키케로가 의무론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있다. 만화니만큼 어렵지 않게.
하지만 역시 만화라는 점 때문에 곳곳에 빈틈이 보인다.
도덕적 선에 대해 그가 주장하는 선의 범위가 어디까지이며 무엇이 정의롭고 유익한지 등을 알고 싶다면 키케로의 의무론을 만나보자.
50권을 모두 읽으라고는 하지 않겠다. 목록에서 내가 읽고 싶은 몇 권이라도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