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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 발 늘어져라 - 권정생 선생님이 남북 어린이에게 남기신 이야기 1
권정생 글, 김용철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남북의 어린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여, 의미 있는 일에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출판사에서 앞장서서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냥 기분이 좋다. 분명히 통일은 될 것이고 그때 우리 아이들이 같은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호호 웃을 수 있다는 상상은 기분 좋은 상상을 넘어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으로 넘어간다. 아직 통일에 대한 대비가 한참이나 모자라지만 출판계에서는 이른 준비를 하고 있구나...
권정생 선생님이 쓰신 네 편의 옛이야기 중 두 편씩을 두 권의 책에 실은 첫 번째 책이다.
표지엔 작은 구멍을 들여다보며 눈이 왕방울 만해진 아이 둘과 무섭단 생각보다 귀여운 도깨비들이 한데 엉켜 잠을 자는 모습, 호기심 만땅이다. 제목도 재미있고^^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에이~ 이거 ‘혹부리 영감’이야기 잖아 하고 약간의 실망스런 기분이 들 수도 있지만, 옛이야기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가에 따라 조금씩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닷발 늘어져라에서 그 늘어짐의 주체는, 개암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에 속은 도깨비들이 욕심 부린 형을 붙잡아 옷을 홀랑 벗겨 아랫도리 고추를 붙잡고 ‘닷발 늘어져라! 닷 발 늘어져라!’하고 주문을 외우는 장면이다. 정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 백 발쯤 늘어진 고추가 강의 이쪽 편 둑과 저쪽 편 둑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는 벌을 내렸다는 것.
이 얘기, 그냥 크게 웃어 넘겨야겠지....
또 다른 한 편은 식량을 축내는 쥐의 생명을 귀히 여겼더니 지진이 일어나는 위험에 닥치자 쥐들이 위기를 모면하게 한다는 얘기로, 처음 접하는 이야기라 재미있게 읽었다.
여름날, 할머니가 들려주는 구수한 옛날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옛이야기 책 한 권 집어 들고 아이들에게 들려줘보자. 더위도 식히고 추억도 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