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 - 옥이네 봄 이야기 개똥이네 책방 4
조혜란 글.그림 / 보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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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꼼히 머리를 디밀고 봄을 알리는 식물, 뒤돌아 서면 쑥쑥 자란다고 '쑥'이란 이름이 붙었다지.
정말 그랬다. 중랑천변을 매일 걸으며 매일매일 쑥쑥 자라는 쑥을 뜯어다 떡도 만들고 된장국도
끓여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지만 실천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쑥을 캔다고 하면 울 남편 적극 말린다. 왜냐~
솔직히 작년에 처음으로 쑥을 뜯어봤다. 그렇기에 날 못 미더워 한다는 것이다.
그거 먹고 탈나면 어떻하냐는 것인데, 독풀이라도 들어갔을까봐.ㅋㅋ

더벅머리 옥이와 할머니 집을 살짝 들여다 보니, 얇은 종이의 두툼한 일력을 낱장으로 뜯어 썼던 큼지막한 숫자가 돋보이는 달력과 창호지 문 손잡이 부분에 코스모스로 한껏 멋스런 치장을 하고 봄꽃의 대명사인 진달래를 한아름 꽂아 둔 병이 쪽마루에 새색시처럼 다소곳이 얼굴을 붉히듯 예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열린 방문 앞에는 보자기를 두르고 옥이의 머리를 자르는데 내 가슴도 철렁 내려앉는다.
역시 옥이는 할머니가 자른 머리가 맘에 안 들어 울다가 잠이 들었고 할머니는 옥이를 달랠 요량으로 쑥개떡 접시를 두고 나가셨다. 잠에서 깬 옥이는 할머니를 찾으러나가 할머니와 함께 쑥을 뜯는다. 바구니 가득 소복히 담긴 쑥으로 직접 쌀을 찧어 둥글 납작하게 빚어 찐 쑥개떡을 장에 내다 팔 요량으로 머리에 이고 옥이와 함께 장엘 간다. 시골장엔 닭, 오리와 같은 짐승들을 팔러 나온 사람들, 알록달록 색색의 옷을 옷걸이에 가지런히 걸러나 바닥에 늘어놓고 파는 모습도 보이고 생과자를 비롯한 간식거리도 보인다. 젓갈 집, 농약과 종묘를 파는 곳, 갖가지 곡식을 파는모습이며 시장의 모습을 찬찬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발견한 붕어빵 포장마차 옆에다 자리를 잡는다. 쑥개떡과 붕어빵이 날개를 단 듯 잘 팔린다. 장사를 마치고 꿀병에 할머니의 쌈짓돈을 모으는 병을 바라보는 옥이는
이 병이 다 채워지면 할머니가 뭐할지가 궁금하여 눈을 말똥말똥, 피곤할 텐데도 잠도 안 잔다.

봄이면 쑥 말고도 엄나무 순으로 쌈 싸 먹고 무쳐 먹는 우리의 고마운 먹거리가 되고, 아기의 예쁜
주먹손 같은 모양의 고사리도 맛있는 반찬이 된다.
이렇게 쑥과 엄나무, 고사리를 뜯고나면 어린이날이 코앞에 다가오고 할머니는 옥이와 동네 아이들에게 비눗방울을 할 수 있는 장난감을 선물한다.

뾰족뾰족 무섭게 생긴 가시가 달린 엄나무 어린순으로 쌈도 싸먹고 상처를 낫게 하기도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맨날 말린 고사리만 보던 아이들이 지난주에 농협에서 파는 생고사리를 처음으로 보고 신기해 하는 모습이란....ㅎㅎ 나도 신기 했음. 도시에서만 사는 아이들에게 이런 책은 그림책이지만 큰 아이들이 봐도 좋겠다. 물론 나 같이 식물에 젬병인 사람도^^

나도 옥이네 집으로 달려가 쑥개떡 얻어 먹으러 가고 싶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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