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가 엄마가 된 날 ㅣ 작은 곰자리 9
나가노 히데코 지음,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두 아이의 엄마지만 아기를 낳던 날의 감격스러움이나 특별한 기억을 이야기 해 보라고 하면 나는 발을 뒤로 빼게 된다. 진통이란 것 조차 경험해 보지 못했고 표지처럼 아기를 안고 젖을 물려본 적도 없으니...
하나, 두울...셋을 미처 입 밖으로 말하기도 전에 마취에 들었고 극심한 아픔으로 깨어난 뒤로 아이와 첫 대면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엄마들처럼 굉장한 감격도 없었고 내 몸이 아파 아기는 뒷전이었다.
그리고 병원에 누워, 이렇게 아픈데 엄마는 어떻게 셋이나 낳았어? 하는 말을 했다.
또 며칠이 지나고 그 뒤로도 나는 진한 모정이란 게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괴로워 했던 것 같다.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나는 그것이 제왕절개를 해서 그런줄 알고 많이 후회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기우였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다.
아기를 키우면서 '엄마'만이 가지는 모정은 모유 수유가 아니더라도 자연분만이 아니더라도 생겨났다. 그것도 조금씩 조금씩이 아니라 왕창왕창.
그래도 또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니 그래도 엄마가 되던 날의 쓰나미 같은 감동스러움을
느껴보지 못한 나는 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곤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미안하지만 그래도 당당하다. 내가 너희들을 얼마나 정성으로 키웠는 줄 알아? 하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은 예정일이 지나도 아기가 나오지 않자 엄마는 입원을 한다. 의사는 아기의 건강한 심장 소리를 들려 주고 엄마에게 운동을 하라고 권하여 병원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ㅎㅎ 나도 임신 기간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많이 움직이란 말이었는데. 그리고 진짜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날까지도 뛰어 다녔고 둘째 아이 때는 임신 초기에 패러글라이딩을 배우기도 했으니 나 참 철 없는 엄마였던가 보다^^
엄마는 병원의 아픈 사람들을 보면서 병들거나 다치지 않게 신경쓰리라 마음 먹는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이란다.
점심때가 지나고 샤워를 하고 나도 아기는 나올 생각을 않는다. 신생아실 유리문 앞에서 다른 아기들을 보자 빨리 아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가운데 병원의 또다른 곳에서는 아기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가르쳐 준다. 맞아맞아 아기를 키울 때 아기 목욕 시키는 것도 정말 쉽지 않았는데...그래서 남편이 퇴근 하는 시간에 맞춰 목욕을 시키곤 했지, 저렇게 아기의 옷과 기저귀를 입히기 좋게 반듯이 펴 놓고.
이젠 병실로 돌아가려는데 아기가 태어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아아~~ 배가 꾹꾹 조이듯이 아픈게 그런 신호구나...
아기도 엄마도 힘을 쓴다. 세상 밖으로 나와 엄마를 만나는 일이 아기에게도 힘든 일인가 보다.
엄마가 되었다는 벅찬 감동이 엄마의 눈을 적신다 그 옆에서 행복한 눈물을 함께 흘리는 아빠도 행복해 보인다.
아기야 너로 인해 엄마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단다.
너로 인해 엄마라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이름을 얻게 되었구나. 네가 아니면 가지지 못했을 이름이란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