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겐 2
나카자와 케이지 글.그림, 김송이.이종욱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에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그네들의 감정을 거르지 않고 쓴 듯하다.
죽은 미군의 시체에 돌을 던질 만큼 당시의 반미 감정을 그대로 그러내고 있으며,
많은 부분 이처럼 글과 그림이 애둘러 표현하는 법 없이 직설적이고 적나라하다.
해골을 빻아 먹으면 죽지 않을거라는 미신에 살수만 있다면, 화상이 낫기만 한다면 극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는 그보다 더 한 것도 하지 않겠냐만은 어쨌든 이런 여러가지를 어떠한 여과 장치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여러가지로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읽히는데 주저하고 망설이게 된다.
2,3권까지 읽은 울 아이들도 여기서 표현되는 내용들이 한번도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듯 킥킥대는 것이 참 못마땅했다.
사전에 이 책은 전범자인 일본에 의해 쓰여졌고 일본이 온전히 피해국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각인 시켜주었음에도 이런 것들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저희들끼리 그러는 것을 보고 있자니, 우리 집의 경우는 전후 사정 설명해주고 함께 읽는데도 반응이 이러니 아무 대처 없이 읽는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히로시마에 살던 겐의 가족은 아빠와 누나, 동생이 원폭이 투하된 후 무너진 집더미에 깔려 죽는 것을 목격하고 엄마와 겐은 이후 힘든 삶을 살게 된다. 원자 폭탄이 떨어질 때 빛을 본 사람들도 머리가 빠지고 자신도 모르게 피똥을 싸고 오한이 나면서 죽어가는 등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이 죽어 가는 것을 대단히 많이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무고한 일본의 대다수 시민들은 그렇게 미국을 증오하게끔 처참한 내용으로 이뤄져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의 의도와 평이 좋기는 하지만 여전히 난 이 책이 위험스럽게 생각된다.
물론 전쟁은 몇몇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 졌고, 그로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더 많이 죽어갔다는 사실 자체자체를 부정하자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말 일본은 아무런 죄가 없는 것일까? 겉으로 보여지는 반핵, 반전이 아니라 그 아래에 깔려있는 일본인 작가의 의도가 전혀 없었을까?
나는 일본 사람이 아니고 한국사람이라 까칠하고 예민하는 반응인가?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의 본질인 핵과 전쟁의 본질과 특성, 원인과 배경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딴지를 거는 것일까?ㅡ.ㅡ;;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개 2010-04-15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공감이 많이 갑니다.

반딧불의 묘라는 일본 애니를 보고도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정말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얼마나 한숨만 나오는지... 우리는 이렇게 침묵하고 있어도 되는

것인지... 우리나라도 뭔가 만들어서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답합니다.

희망으로 2010-04-19 11:30   좋아요 0 | URL
반딧불의 묘는 다른 분께서도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겠네요.
철저히 자기네-일본 시각으로 쓴 책이더라구요. 남편이 훑어보더니 이런 책을 애들한테 보여주냐며 뭐라고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