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교사와 수의사가 함께 만든 과학 병원 38.5
권태성 글 그림, 오승섭 감수 / 맑은소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과학 병원 38.5란 제목의 이 책을 너무 얕보았나보다-.-

단순히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책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등장시키고 수의사란 직업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곁다리로 흘렸을 거라 생각했는데 일단 책을 받아보니 두께가 생각보다 두꺼웠고 만화가 주를 이룰 것이란 생각을 ‘빠샤!‘하고 깨 주었다.

인체에 대한 책은 교과에서 다뤄지는 부분이기에 많은 출판사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책들을 출간하고 있고 그 방법 역시 만화를 비롯하여 줄글로 된 책 등 내가 읽어 본 책만 해도 여러 권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재미있지가 않다. 내용이 많이 어렵지 않다 하더라도 그야말로 암기해야 할 부분도 많고 충분히 이해하지 않으면 헷갈리는 것도 많다.

그래서였는지 인체 관련 책만 해도 몇 권이나 있으니 아이들이나 부모나 관심이 가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은 아이들에게 대단히 관심이 높은 동물병원을 매개로 인체에 대한 지식을 연결 지어 풀어낸 방법이 탁월하다.

큰 아이가 한때 수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꾸었었고, 흔한 이름이 싫다며 왜 자기 이름을 ‘끼리’라고 짓지 않았느냐고 불만을 토로 했던 적이 있었다.^^

뜬금없이 왠 ‘끼리‘인가 했더니 코끼리가 좋아서였다는 것을 알았고 이후 제인구달을 굉장히 좋아했다. 지금도 물론 악어와 같은 특이한 동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수의사에 대한 꿈을 접은 듯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엉뚱한 말로 우리를 웃긴다. 몇 년 전에 간 태국에서도 곰이나 사자를 거리낌 없이 쓰다듬기까지 했으니 동물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고 그런 책이 있으면 얼른 집어 든다.

그리곤 깔깔거리며 순식간에 읽더라~

어떻게 수의사가 되었을까? 자질이 의심스러운 민현팔이란 수의사의 캐릭터가 배꼽을 잡게 한 주범이었다.


인체에 대한 정보도 정보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바대로 동물병원에서 이뤄지는 동물의 수술과정이나 치료에 대한 것을 상세히 설명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TV의 모 프로그램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나오는데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책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홍보만 잘하면~

로마의 위대한 통치자인 카이사르가 제왕절개로 태어났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이었을까? 하는 질문은 의학사에서 다뤄 질 법한 것으로 당시 로마 의술로 미루어 카이사르의 어머니가 아기를 낳은 후 45년이나 더 살았다니 제왕절개로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그 근거가 희박하달밖에~

또 진화와 관련하여 고래의 뒷다리와 골반, 장님 두더지의 눈 등의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특히나 맹장은 지금까지 불필요한 것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내용인즉,

맹장에서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선이 발견되어 맹장이 면역 기능도 담당하고 있어 설사가 심할 때 장 속에 있던 유익한 균이 모두 빠져나가면 평소에 저장하고 있던 균을 공급하여 정상적인 환경을 회복하게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고 하니 괜히 문제도 없는 맹장을 떼어냈던 사람들은 땅을 치고 억울해 할 것 같다.

몇몇 사실은 다른 책에서 다뤄지지 않은 내용이 있어 아이들뿐 아니라 나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한 책이다.

책값이 비싸다고 생각 했는데 내용이 만족스러우니 그나마 만족스럽다고 위로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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