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바나
데보라 엘리스 지음, 권혁정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재작년엔가 <하늘나라 가게>란 책을 읽고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고자 두 권의 책을 구입하였더랬다. 그 하나가 ‘파르바나’였고 다른 하나는 ‘행복한 바보들’이란 책으로 읽어야지 하고 묵혀두었던 책을 드디어 읽었다.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 책들이 작년에 유독 눈에 띄었고 그중 ‘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가슴에 쿵! 하고 충격이 가해진 후 몇몇 책들이 궁금했지만 선뜻 손에 잡을 수 없었다.

그 책을 먼저 읽어서 완충 작용을 해 줘서 인지 이 책은 쉽게 읽을 수 있었고 아이들이 보는 데도 별 무리가 없다. 연을 쫓는~은 아이들이 읽기에 걸리는 몇몇 장면이 있어서 읽혀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지만...

저자인 데보라 엘리스는 반전, 인권 운동가로 활동 중이기도 한데 그녀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무겁고 소외된 계층의 문제를 이슈화 시켜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데 반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나 인지도가 낮은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다시 검색을 해보니 ‘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이란 제목의 세 권짜리 어린이 책이 신간으로 떴다. 2008년 3월 발행이면 신간이 아닌가?ㅎㅎ암튼 파르바나의 어린이판이다!
나야 뭐 굳이 어린이 판을 읽히지 않아도 되지만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의 실상을 알려주기에 더 없이 좋을 책이다. 더불어 인권이나 전쟁에 대한 것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초판 발행일이 2005년인데 이후로 몇 년이 흘렀지만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의 생활이 정말 좋아지기는 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주인공 파르바나는 열한 살의 소녀로 또래에 비해 작은 체구이다. 탈레반 정권하에 있는 이곳 여성들은 남자의 동행이 없으면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나갈 때는 부르카를 뒤집어쓰고 나가야만 한다. 그렇기에 파르바나는 아버지가 감옥으로 끌려가 가장 역할을 하는 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차도르였다. 이것은 일을 할 때도 불편했지만 가장 절박한 문제인 음식을 사러 다닐 수 없기 때문이다.
차도르는 얼굴만 가리거나 상체만 가리는 부르카나 히잡 보다 훨씬 불편해 계단을 오르내리며 물을 길러야 했기에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그랬기에 파르바나가 머리를 자르고 남장을 하게 된 것은 실리라는 것을 배제할 수가 없었던 까닭이다.

탈레반 정권은 여성들을 억압하고 제한된 법률을 강요하는 것으로 나온다. 책에서는 설명되지 않았지만 왜 여성의 교육을 금지하고 엄격한 옷차림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것은 여성이 사회 혼란의 원인이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남성을 성적으로 유혹하는 것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탈레반의 왜곡된 주장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종교적인 마찰로 인해 내전이 끊이지 않지만 이들 이슬람인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바로 가족이다. 또한 손님의 방문과 같은 초대를 기쁘게 생각하며 이들 민족은 찾아온 손님에게 친절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가르치는 등 그들의 문화나 생활방식도 곳곳에서 읽힌다.

책의 내용은 크게 2부로 나뉜다. 1부엔 소녀가장으로서의 생활을 보여주는데 시장에서 일을 하다가 예전에 학교 다닐 때의 친구인 슈아우지와 만나는데 그때는 그리 친하지 않았지만 수아우지 역시 남장을 하고 차 배달을 하던 터라 급격히 가까워지고 돈을 더 벌기 위해 둘이서 죽은 사람의 뼈를 파는 일을 함께 하기도 한다. 수아우지는 보라색 꽃이 가득 피어있는 프랑스로 가는 것을 꿈꾼다.

파르바나의 언니인 노리아는 결혼식 때문에 엄마와 동생들이 모두 마자르이샤리프로 떠나게 되고 위이라 아줌마와 파르바나만 남아 아버지가 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집을 지킨다.

2부에서는아버지의 장례식을 시작으로 가족을 찾아 가는 고단한 여정이 그려지는데 이 과정에서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 집에서 홀로 울고 있는 아기(하싼)을 만나 돌봐주면서 동행을 하고 동굴에서 만난 아시프란 한쪽 다리를 잃은 남자 아이를 만나고 릴라란 여자 아이까지 함께 하게 된다.

중간 중간 수아우지에게 쓴 편지글을 보여주며 20년 후에 프랑스에서 만나자는 희망이 이뤄질지 궁금하게 했다.

이들은 난민촌까지 고생하며 도착하는데 지뢰밭에 떨어진 구호품을 잡으려다 릴라는 지뢰가 터지고 그 상황에서 극적으로 엄마를 만나게 된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되지 못할 전쟁,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희망의 끈이 되었던 가족.

가슴 아픈 실제 이야기가 많은 감동을 주는데 오자가 많이 보여 아쉬웠다. 어린이나 청소년 대상의 책에서 오자는 개인적으로 큰 결함이라 생각한다. 일일이 다 표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31쪽 끝부분 벙사

267쪽 마지막 문단, 아기를 멜빵에 묵었다.

341쪽 아래, 할머니가 옆이 있는 것이 좋았다.


이제 데보라 엘리스의 다른 책을 책장에서 빼주어 공기 좀 쐬어 주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