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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가족의 용기있는 선택 ㅣ 우리문고 19
엘린 레빈 지음, 김민석 옮김 / 우리교육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국무성 안에는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라는 매카시의 폭탄적인 연설에서 발단된 말이 선풍적인 지지를 얻어 반(反)공산주의 노선을 걸었던 때가 있었다. 이 사건은 미국의 민주주의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 책 <모스 가족의 용기 있는 선택>에서 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로젠버그 부부의 간첩행위로 사형집행 사건을 접하며 든 생각이 우리나라에 그 비슷한 사건을 꼽으라고 한다면 ‘인혁당 사건’이 있지만 이것을 아동이나 청소년 대상의 소설에서 다룬다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 이러한 점은 글의 치밀함이나 완성도와 별개로 역시 소재의 다양함은 우리나라가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때 우리에게 ‘빨갱이’나 ‘공산당’과 같은 낱말은 금기시 되었다. 그것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인지...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것의 연장선으로 본다면 놀라울 것도 없다. 마크 트웨인의 작품이 공공 도서관의 서가에 꽂힐 수 없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아이들의 문학 작품에 이런 점들을 솔직히 펼쳐놓을 수 있는 것이 부럽다.
까발린다는 것이 아닌.
처음 이 책에 혹했던 것은 단순히 공산주의에 대한 것을 소재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내 흥미를 자극했다. 어! 이런 책 한 번도 내 아이에게 읽힌 적이 없다는 아주 단순함에서 출발했다. 그러면서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사실은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ㅋㅋ
하지만 그런 기우는 그야말로 쓸데없는 것이었고, 이 책의 저자에 대한 관심으로 몇몇 책을 검색해 보는 굉장히 간단한 수고로움과 역자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높아졌다.
매끄러운 번역은 물론 아이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책의 내용이 긴박하거나 손에 땀을 쥘 만큼 흥미진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또 다른 재미와 진중함이 크다. 주인공 제이미에 의해 매카시즘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상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들 가족의 사랑, 그리고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소신껏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는 용기를 보여줌으로서 가족들이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된다.
더 이상의 두려움이나 비밀은 없다. 비로소 자유를 얻게 된 것 일뿐.
사회의 정의나 경제적 평등을 이룬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지레 포기하는 일이 있다. 진부하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며 세상은 끊임없이 변할 거고 당연히 변해야만 한다.
앞으로도 우리는 이런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힘을 얻게 된다.
“스스로 생각할 권리를 잃는다면 그건 감옥에 갇히는 거나 다름없어. 민주주의는 단지 생각에 그치는 게 아니란다. 우리가 끊임없이 가꾸어 가야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