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도와주세요! 희망을 만드는 법 2
섀논 리그스 글, 제이미 졸라스 그림, 노경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험악하고 무서운 세상이 아이들에게 자신의 몸을 지켜야 함을 강조하게 하고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을 키워가지만, 세상을 탓하기에 앞서 내 아이 지키기를 앞서 할 수 밖에 없고, 대부분의 성교육은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성폭력을 당한 후 부모나 누군가에게 손 내밀어 도와달라고 말을 하거나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말하게 하는데 과연 이게 쉬울까?

통계상으로도 나와 있듯이,

성폭력은 모르는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경우보다는 아는 사람, 심지어는 가족이나 친척과 같이 ‘남’이라는 경계에 혼란스러울 아이들에게 협박을 해가면서 가해지는 위해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충격이며 판단을 하기 대단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평소에 아이와의 관계가 중요하며 주 양육자인 엄마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지만 이것 또한 쉬운 것은 아니며 평소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는 게 필요한데 가장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기 좋은 매개가 이런 책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성폭력 책이라면 그것이 유아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라 할지라도 그냥 지나쳐 지지 않고 되도록 꼭 읽어주려고 한다.

<선생님, 도와주세요!>는 제목과 그림에서 눈치 챌 수 있게 하는데 왠지 딱딱하고 깐깐한 선생님의 모습이 푸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거나 제 할 일을 얼렁뚱땅 하는 것을 절대 용서치 않는 원칙주의자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원칙은 많은 경우에 꼭 필요하다.

친구를 놀리거나 남의 물건을 함부로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이렇게 경직되고 뻣뻣해 보이는 선생님께 아이들이 어떻게 다가가 이야기를 할지가 궁금한데,
어느 날 선생님께서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어주게 되고 자연스럽게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낯선 사람의 차에 타지 않는다거나 ‘싫어요’ 라는 확실한 표현을 하게 하는 등은 평소에 자주 교육 받아온 내용들이다.
수영복으로 가려진 곳을 낯선 사람이 절대로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 역시 새롭지 않다.
유난히 수업 태도가 좋은 소녀 레지나.
그렇지만 무표정하고 약간은 어두워 보이고 아이들 특유의 생기가 없다.

야무지고 똑똑해 보이는 주인공인 레지나는 선생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듣다가 선생님이 말씀하신 말 중에, ‘선생님은 그런 일을 당한 어린이를 도와 줄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어요’란 말에 다음날 아침 일찍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여 지금껏 무거운 얼굴을 하고 있던 레지나의 얼굴이 활짝 펴지고 아이다운 모습을 찾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 이런 선생님일수록 훨씬 믿음이 가는 면도 있지~ 하는 생각이 퍼뜩 든다.
무조건 딱딱한 선생님은 나쁘다는 이상한 논리가 잠재되어 있었나 보다.

책의 뒤쪽에는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교육용으로 상용되는 <아동 안전 의식 체크리스트>가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일을 구체적이고 신랄하게 싣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큰집에서 사촌 오빠가 내 옆에서 자다가 손을 팬티 속에 집어넣고 내 소중한 곳을 만졌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날 고모 집에서 사촌 동생이 슈퍼에 간 사이에, 고모부가 내 가슴과 성기를 만지며 무서운 얼굴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하네요. 어떻게 할까요?
-태권도 학원에서 사범님이 나를 원장실에 데려가 무릎 위에 앉으라고 하네요. 어떻게 할까요?

이정도면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더 없이 좋을 꺼리를 만들어 주고 있지 않은가?

오늘은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안전 의식도 체크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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