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13 - 잘 살아보세 검정 고무신 13
도래미 지음, 이우영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검정고무신은 가난함을 내포하고 있지만 결코 초라하지 않다.

그 시절엔 지금보다 정이 넘쳤고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아이들보다 훨씬 철이 일찍 들었으며 작지만 나눌 줄 아는 마음을 가졌기에 지금의 넉넉함을 누리고 사는 우리 아이들보다 마음이 한 뼘 쯤은 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처지였던 이들은 한 집에 둘러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했으며,

쑥쑥 크는 아이들의 옷을 미처 마련하지 못해 갑자기 추워진 날 반바지 안에 긴 내복바지를 입고 학교에 가도 나만 그런게 아니라 모두가 그러한 차림에도 씩씩하게 웃으며 놀 수 있었다.

지금이야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의무교육이지만 옛날에는 육성회비니 수업료니를 내지 못하면 선생님께 불려나가거나 꾸중을 듣는 아이들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학교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땐 그랬지~ 하며 옛 추억을 더듬어보게 한다.

책 속의 배경과 똑같은 시대를 거친 것이 아님에도 내 어릴적 모습이 거기에 있어 착각을 하게 한다.

전차를 타 본적도 없고, 빈민국 구호품으로 나온 분유를 타 먹어어 본 적도 없지만 말이다.ㅎㅎㅎ

일반적으로 만화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코믹하게 써서 재미만을 노렸다면 이 책은 사실적이고 생생한 스토리가 어른들을 잠시 추억의 특급열차를 타고 옛날로 기억을 더듬어 더듬어 옛날을 떠올리게 한다.

어른이 된 지금 이 책을 읽으면 복잡한 머리를 잠시나마 식혀줄 수 있는 만화책이지 싶어 아이들보다 내가 더 먼저 읽게 되는 몇 안 되는 책이다.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지며 잘 살아 보세를 외치던 그때.

지금은 그때보다 훠얼씬 잘 살고 있음에도 마음은 우째 더 텅 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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