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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똥 ㅣ 우리또래 창작동화 57
김바다 지음, 최수웅 그림 / 삼성당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읽은 지가 오래되었음에도 다른 단편은 생각나지 않아도 <비닐똥>만은 유난히 생생한 기억이 남았던 책이었다. 책장 한 귀퉁이에 박혀 있다가 정리하느라 꺼내놓은 책을 다시 봐도 저릿함이 느껴진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나쁘다는 것은 요 몇 년 사이에 악화되었던 것이 아니라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그랬던것 같다.
요즘은 학교에서 특별히 반공교육을 하지 않기에 북한의 사정에 대해 들을 기회가 별로 없지만 아마 나와 같은 세대는 반공 글짓기니 해서 그와 관련된 책을 읽고 대회를 열기도 했기에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더 많았던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정부에 의해 어느 한 쪽 면만을 부각시키거나 때로는 덧칠이 되기도 하였지만 말이다.
나무 껍질을 벗겨 뽕나무 잎을 따서 물에 울려 말린 뒤, 가루를 내어 산나물과 같이 끓여 먹는 푸대죽.
두릅나무 껍질 가루에다 산나물을 넣어 만든 비비떡.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먹어야만 했다. 그것이 해가 된다고 해도 당장의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서라면 그것마저도 감사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5년째 당으로부터 양식 배급을 받지 못한 상수가족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해 식구들이 변비에 걸려 서로 젓가락으로 항문을 파주고 결국 막내 동생은 피똥을 싸고 죽자, 상수는 이렇게 죽느니 중국을 가다가 잡혀 죽더라도 돈을 벌어 오겠다며 두만강을 건너기로 한다.
다행히 경비병을 피해 무사히 도강을 하여 쓰레기 더미를 뒤져 먹거나 구걸을 하는 등 어렵게 돈을 벌어 다시 강을 건너는데, 행운이 늘 따라오는 것이 아니기에 걸리고 만다.
이를 대비하여 뇌물로 준비한 담배와 집에 가져가려고 산 먹을 것을 주고 보내 달라고 애원을 하니 똥을 싸고 가라고 한다.
앞서 도강을 몇 차례 해 봤던 정훈이가 번 돈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돈을 비닐로 꽁꽁 싸매서 삼켜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지라 삼키긴 했지만, 똥이 나오라고 한다고 아무 때나 나오는 것도 아니고...읽으면서 조마조마 애가 탔다.
옆에서 같이 똥을 싸려 앉아있던 정훈은 똥이 나올 때, 비닐똥이 함께 나오자 얼른 삼킨다.
‘우웩’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너무나 그 돈이 절실하기에...
중국 돈 200원이면 조선 돈 만원. 이는 상수네 다섯 여섯 식구가 석 달을 살 수 있는 돈이니 정훈이 아닌 자신이었더라도 그렇게 했을 거란다.
북한의 실정에 대해 막연히 먹을 게 모자랄 것이라고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게 하는 책으로 저학년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짧은 분량의 책이다.
꼭 읽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