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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편지
이원규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뽀얀 안개에 가려져 있을 것만 같은 그곳 지리산, 소박하게 살고자 욕심 없는 삶을 살고자 지리산에서 글을 쓰는 이원규 시인이 들려주는 지리산 편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을 기다리는 기다림으로 살며시 고개 드는 길가에 납작 업디어 있는 작고 아름다운 꽃들의 이야기처럼 조용조용 이야기 하지만 그 속에 향기가 있고 힘이 느껴집니다.
무조건 앞만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톡 쏘는 탄산음료와 같은 짜릿한 맛은 아니지만 밍밍한듯 질리지 않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생수와 같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샘물 앞이, 약수터 앞이 가던 길 잠깐 쉬어가고 땀을 식혀갈 수 있는 곳이라면 우리의 삶에 쉼표와 같은 편안함을 주는 책이라 부르고 싶네요.
시인이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인지 글 곳곳에는 시와 멋진 사진이 실려 쉬어가기 정말 좋지요^^
괴잉 섭취의 비만, 정보 홍수의 비만, 속도의 비만, 천민 자본주의식 욕망의 비만, 비인간화의 비만을 반성하며 나는 누구인가, 도대체 누구인가 되물어 보는 시간을 가지게 하지요.
특히나 <입은 하나요 귀는 둘입니다>편에서는 책 읽기를 멈추어야만 했습니다.
요즘 내 혼란한 머리를 많이 정돈해 주는 이야기로, 말하기를 즐겨하지 않고 주로 듣는 편이었다지만 실제로 얼마나 제대로 들었는지를, 또 입 밖으로 탈출한 내 말들이 어떻게 살아 꿈틀 거리면서 다른 이들을 공격하지나 않았을까를 생각하니 입을 떼기가 얼마나 조심스럽던지...
예의상 들어주기라는 말,
그냥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주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남의 얘기를 들어주면서 두 눈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한 시도 다른 생각으로 빠지지 않으며 공감해 주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동안 달변가가 아니라면 뭐 그까짓 들어주는 것쯤이야 무어 그리 어려운 일이냐는 생각이 슬그머니 꼬리를 감춘다.ㅋㅋ
지리산의 공기를 직접 들이 마실 수는 없지만 간접적이나마 그 기운을 받은 것 같아 내면의 힘이 불끈^^
언젠가 한 번 지리산 등반을 해야지 하던 차,
시인은 왠만하면 오지말란다.ㅠㅠ;; 그래 더 참아보자, 지금보다 더 휴식이 필요할 때 나는 지리산으로 시인을 찾아 가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