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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 - 짚문화 ㅣ 우리 문화 그림책 13
백남원 글.그림 / 사계절 / 2008년 5월
평점 :
미친 소 문제로 한창 나라가 시끄럽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인간들에 의해 저질러진 동물의 역습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문제가 이것이었으니~ㅠㅠ
이 책의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할아버지가 손녀를 위해 만드는 짚신의 모습을 멋진 일러스트로 담아내고 있는데,
짚의 거친 느낌과 할아버지의 거친 손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그 손에서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옛날 우리 조상은 소에게 여물을 끓여 먹였는데 그 여물이 바로 볏짚이다.
볏짚에는 영양분이 적지만 소가 포만감을 느끼고 볏짚의 질소 성분이 뱃속의 미생물과 작용해서 소가 크고 튼튼하게 자라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인지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짚은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가 거름이 되기도 하는 유용한 우리의 문화적 가치가 있는 것임에도 산업사회가 되어가며 그 자취를 감추고 있다.
농경 사회에서는 일상생활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들이 사용하는 둥구미며, 멍석, 도롱이, 짚신, 삼태기 따위는 물론이고 복을 빌거나 화를 물리치는 것에서도 짚을 사용하였다. 아기를 낳은 집 문에 거는 금줄이 그러하고 상가집의 상제들이 입는 상복에 둘러맨 허리띠나 머리띠, 가을 들판에 세워진 허수아비 등에서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함을 알게 한다.
사실 이 외에도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놀던 아이들이며 온갖 식품을 말리기 위한 용도로도 쓰였음은 말 할 것도 없다. 요즘은 알록달록 예쁜 포장지가 있지만 그 옛날엔 새끼나 짚으로 달걀을 넣어 선물을 하기도 하고 했을 것이며, 마늘이나 메주 등도 광이나 창고에 주렁주렁 매달아 두어 보관했을 장면을 떠올리니 그 어떤 포장지보다 정겨움이 묻어난다.^^
어쩌면 아이들은 성의가 없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짚이 우리들의 생활 깊숙이에서 얼마나 많은 쓸모 있는 것인가를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하였다는 것과 사라져가는 우리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에 책을 덮는 손길이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