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어 ㅣ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평점 :
안도현님의 연어는 무지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로 그동안 책장에 꽂혀 있다가 뒤늦게 읽게 된 책이랍니다. 아니 사실은 두어 장 정도를 읽다가 만 책입니다.
이 책은 천천히, 소가 되새김질을 하듯 곰곰이 되씹어 읽어 볼 내용이 굉장히 많은 철학적 생각꺼리가 많은 책이더군요. 책의 뒤표지에 김용택 시인은 프랑스의 어린 왕자와 이 책을 견주었는데, 어린왕자에 전혀 뒤지지 않는 책이랍니다.
책을 읽으면서 수없이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남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있는가?
나는 옆에서 보는가? 위에서 보는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나는 내 아이에게 어려운 길을 가게 할 것인가? 쉬운 길을 가게 할 것인가? 하는 진지한 고민을 하게 했고, 그 해답을 찾지 못해 아직도 머릿속에 연어가 헤엄치듯 정답을 찾아 헤매고 있는 중이랍니다.;;;
연어를 읽으면서 내 아이가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많은 시련들과 맞닥뜨렸을 때 좌절하지 않고 잘 극복해 나가길 바라는 것은 나 뿐 아니라 많은 부모들의 공통된 바람일 테지만, 무조건 쉽고 빠른 길을 찾아 간다면 마냥 나약해 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게 됩니다.
책 속에서 빼빼마른연어가 찾은 쉬운 길을 반대하고 폭포를 뛰어넘겠다는 은빛연어가 보여주는 용기가 위대해 보이는 것은 그러한 시련이 바로 자신에게 뼈와 살이 되고 옹골진 삶이 될 것임에 틀림없는 사실이기에 갈등하게 합니다.
은빛연어는 자신의 등이 검푸른 동료 연어들과 다르다는 사실에 주눅 들었었지만, 남과 다른 겉모습을 한 은빛연어는 초록강으로부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후 자신의 은빛 빛깔이 자랑스럽게 여겨졌으며, 알을 낳기 위한 것이 당연시 되었던 삶의 또 다른 이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은빛연어는 마음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이 새로운 의미가 되어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연상되는 부분이었죠.^^
은빛연어가 다른 연어무리와 함께 눈맑은연어와 폭포를 거슬러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서두에서 저자가 밝힌 바대로 강물냄새가 나는 책이면서 동시에 내겐 물소리도 함께 들리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절대로 줄을 긋지 않는데, 이 책은 밑줄 쫙 긋고 싶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초록강이 들려주는 여러 가지 이야기나 은빛연어의 말들이 그랬지요.
“거슬러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간다는 뜻이지. 꿈이랄까, 희망 같은 거 말이야.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란다.”
여기에 나온 멋진 글에서처럼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삶을 소중히 가꾸어, 누군가의 배경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의 배경이 될 수 있는 이들과 어울려 살기를 바란다.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 주기 때문이란다.
꽃은 꽃대로 아름답고 별은 별대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그런 예쁜 감성이 오래도록 간직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