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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사이먼 - 높은학년 책꽂이
데이비드 힐 지음, 변용란 옮김, 원유미 그림 / 동쪽나라(=한민사)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근육병.
아주 오래전 텔레비전에서 희귀병인 근육병에 걸린 아이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기억된 근육병은 아주 몹쓸 병으로 인식되어 끔찍하도록 힘들게 하는 병으로 머릿속에 콕 박혀 있습니다.
책 속 주인인공 사이먼도 최후엔 숨을 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근육마저 힘이 없어 호흡 곤란이 오기도 하지요. 실제로 근육병은 혼자서는 서거나 앉는 것 조차 힘겨워 누군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요.
그러나 책의 전반부는 휠체어에 앉아 친구들과 축구를 하기도 하며,
장난꾸러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모습은 사이먼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밝고 씩씩해서 더 안쓰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고,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사이먼의 죽음을 예감할 수 있기에 저릿한 아픔이 가슴을 눌러 답답하더군요.
이런 책들이 그렇듯이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사이먼과 네이선의 우정에 장애를 양념처럼 더했다고 해야 할까요? 아님 장애가 주된 플롯이며 우정이 양념이 될까요??
암튼 다른 책과 차별화될 만큼의 감동이나 눈물은 없었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얼마나 씩씩하고 생활하는지 또 그 주변인들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사이먼을 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많이 비교가 됩니다. 아직 우리가 장애인이 편하게 살 만큼의 복지가 되어있지도 못하고 의식 수준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사이먼이 말합니다.
“그런데 <텔레톤>은 어떻게 했지? 그 프로는 우리를 이방인 취급을 했어. 자극적인 장면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해 우리를 딱하게 여기도록 만들어 놓았어. 나중엔 우리도 괜찮아질 거라는 식이었지. 하지만 우리는 괜찮아질 수 없어. 진부한 드라마에서 나오는 말 같긴 하지만, 우리는 너희들의 빌어먹을 동정 따위는 필요 없고 너희들의 세상에서 함께 지내길 바랄 뿐이야!” 라고.
그러나 주위를 둘러봐도 그들, 장애인의 모습을 찾아 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한 내 생각은 장애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려 해도, 그런 사람들이 눈에 띄질 않으니 말이죠.
그들은 그들만이 다니는 특수학교에 보내지고, 숨겨진(?) 것처럼 드러내놓고 거리를 활보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라고 합니다. 그들의 위해 자리를 내어주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사이먼이 자신을 두고 없는 것처럼 혹은 피하려 하는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것이 괜한 것이 아니죠.
이 부분이 바로 그들의 마음이겠거니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