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행복한 여행 - 수거에서 재활용까지 지식의 씨앗 시리즈 2
제라르 베르톨리니.클레르 드라랑드 지음, 유하경 옮김, 니콜라 우베쉬 그림 / 사계절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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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생기고 오존층이 파괴되고 그에 따라 지구가 뜨거워 졌다는 사실 등의 뉴스를 접하면서 환경에 대한 교육은 지나쳐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산업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쓰레기의 양도 함께 증가한다는 사실을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보다 쓰레기를 배출하는 양이 여섯 배나 많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1000년도 넘는 옛날에도 재활용 종이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목면, 마, 넝마와 같은 헌옷이나 누더기로도 종이를 만들어 썼다는 사실 들에서 지금의 우리가 실천하는 재활용은 우리 할머니나 엄마들이 아껴쓰고 검소하게 생활해 왔던 그 옛날에 비해 얼마나 많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한다.
여러 차례 꿰매 신었던 양말이나, 새로 옷을 짓는다는 것이 새 옷감으로 만드는게 아니고 입던 옷을 뜯어서 새로 만들어 입었다는 사실 등을 간과 해 왔던 것같다.
15세기 쿠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함에 따라 여러 가지 생활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준다는 면에서 획기적인 발명이었지만, 그만큼 종이가 많이 필요했고 파피루스가 아닌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많은 나무가 베어진 것을 부정할 수 없는 만큼 재활용의 중요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그렇게 쓰레기의 수거에서 재활용까지의 과정이 자세하고도 많은 정보로 가득하지만, 그 내용이 지루하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텍스트로만 빽빽하게 나열하지 않고 삽화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내용면에서도 충실하지만 곳곳에 재미난 이야기도 많이 담고 있다.
중세 유럽 거리 곳곳에 쓰레기와 똥오줌으로 뒤덮여 숨쉬기조차 힘들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한 지저분한 환경의 영향이 원인이 되어 페스트와 콜레라 같은 무서운 전염병으로 수백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 또 세계 최초의 쓰레기통은 파리의 도지사인 의젠 푸벨(poubelle)의 이름에서 비롯된 프랑스어의 푸벨이 쓰레기를 뜻하는 말이라는 등의 이야기는 또 다른 읽기의 재미를 준다.


가끔 아이들과 산에 가면 초입에 붙어있는 쓰레기의 수명을 꼭 보게 하는 편인데, 물론 그때 잠깐씩만 기억하고 잊어버릴 지라도,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썩어 없어지는데 얼마나 오랜 기간이 흘러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 데는 즉각적인 효과는 없지만 분명히 기억할 거라 생각된다. 그런데 책에 있는 비닐봉지가 450년이 걸리고 철 깡통이 10~100년이 걸린다는 사실엔 별 반응이 없더니 껌이 분해되는 시간이 5년이나 걸린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인가보다. 하릴없이 껌을 씹지 않겠다는 말을 한다. 껌 안 씹어도 사는데 불편하지도 않는데 왜 씹느냐고...
또 책에는 환경 마크 몇 가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다른 나라의 마크를 보여주는 대신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여러 가지를 조금더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위험한 쓰레기로 분류하는 것 중에 건전지나 형광등을 위험 쓰레기로 많이들 인식하고 있는데비해 먹다 남은 감기약이나 진통제, 연고와 같은 의약품 쓰레기가 마구 버려지는 것은 홍보의 부족도 한 몫 하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에서 서울의 종로구와 도봉구에서만이 약국 안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해 두고 있다는 사실에서 증명된다.(실제 도봉구에 거주하지만 이런 수거함을 본적이 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책의 뒤쪽에 쓰레기와 재활용에 관한 퀴즈를 별도로 페이지를 할애하여 두고 있는 것은 맘에 쏙 들었다.^^

책을 읽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아이들에게 묻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실천만이 남았다. 우리가족은 서로가 얼마만큼의 꼭 필요한 소비를 하는지 서로가 감시하는 체제로 들어갔다.
며칠이나마 조금 째진 눈으로 감시하면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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