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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가 거미줄에서 탈출했다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39
김용택 엮음 / 사계절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동시를 읽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입이 옆으로 살그머니, 입꼬리는 살짝 올라갑니다.
그러나!
책의 첫머리에 김용택시인이 쓴 <엮은이의 말>에 실린 글이 마음을 묵직하게 합니다.
지난 일년간 열 네명의 아이들과 부데끼며 지낸 일상의 한 부분이 이 책 속에서 엿볼 수 있으나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눈물이 흐르고 가슴 아파 울지 않을 수 없었던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일들을 온전히 드러내 보일 수는 없었겠지만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아주 조금이지만 느껴보려 했습니다.
아이들의 서툴지만 진실되고 정성스런 마음이 담긴 글과 그림에서 자유를 보았습니다.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그들만의 맑은 영혼이, 자유가, 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하고 희망을 보게 합니다. 그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모두가 시인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맞춤법이 조금 틀리면 어떻습니까. 우리는 그들이 가진 맑은 영혼을 따라 잡을 수 없고 순수를 흉내 낼 수 없는 것을...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 수 있겠더라구요.
농부가 되고 싶은 아이는 벌써 노동과 땀의 기쁨을 아는 것인지, 장화를 신고 일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땀도 나고 샛거리도 먹어야 한다며 일을 하면 상쾌해 진다고 합니다. 또다른 글에서는, 라면에 넣은 달걀이 끓는 모습도 맛나게 표현해 내고 있어 라면을 먹은 날의 일기를 보니 갑자기 코끝으로 라면의 냄새가 유혹합니다.^^ㅋㅋ 달걀이랑 라면이 뜨거운 거품 목욕을 하는 것 같다는 아이의 표현이 기가 막히네요.
사이사에 글과 함께 그려진 아이들의 그림은 그대로가 아이들의 예쁜 모습입니다.
글과 그림을 보면서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웃는 얼굴, 짓굿은 얼굴들이 하나 둘씩 떠다니네요...
김용택 선생님은 말씀합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서 어른들이 빼앗아 버린 것은 자연과 노는 일입니다. 사람도 자연이어서 우리 어린이들은 사람과 노는 것도 다 빼앗겨 버렸지요. 이 세상에 나 말고 다른 생명이 있다는 것을 빼앗아 버린 어른들은 자연과 이웃 대신 공부를 가르칩니다. 무슨 공부인가요? 도대체 어른들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요? ...
도대체 우리는 지금 어린이들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까? 무슨 공부요? 일등 하는 공부, 남을 누르고, 남의 것을 빼앗고, 남이야 죽든 말든, 동물들이야 죽든 말든, 강물이야 죽든 말든, 너를 누르고 나만 혼자 일등 하여 잘 먹고 잘 사는 공부를 하여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요. 이렇게 다녕과 서로 어울려 사는 것을 빼앗겨 버리고 우리들이 무사할지 나는 걱정하고 또 걱정합니다.
아이들의 글에서 꿈틀대는 무언가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의욕을 가지게 하는 참 좋은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