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잃어버린 아이>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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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잃어버린 아이
고정욱 지음 / 에코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우순실이란 가수에게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리고 몇 달 전, 수 이상우씨의 아들도 장애를 가졌고 그 부부가 온 정성을 다해 아들을 키운다는 기사를 접하고 인터넷으로 그 방송을 다시보기로 보게 되었다.
왜 ‘장애’를 가진 부모가 이 처럼 사람들의 집중을 받게 되는 것일까?
그것도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가 아닌, 어느 정도 자란 후에 알려져 세상 사람들로부터 동정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
아직 우리는 장애라는 편견을 깨지 못해 장애아를 낳고 키우는 일이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쉬쉬하게 된다.
물론, 처음엔 부모 자신이 내가 낳은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건강한 아이를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에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것은 몇 배는 더 힘겨우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식의 장애를 인정하고 담담히 받아들여도 , 모든 것을 오픈하여 키우지 않는 데는 분명 또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모습은 그 어떤 엄마들보다 훨씬 큰 사랑을 가지고 있으며 강하다.
누군들 자식의 일에 강하지 않을까마는, 적어도 나는 이런 엄마들처럼 강하지 못하다.
장애를 다룬 대부분의 책들이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의 강인함이나 장애를 가진 본인의 삶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이 책은, 그것에 조금 비껴있다고 할 수 있다.
오빠인 병수가 장애라는 이유로 엄마의 모든 관심을 받는데 비해, 자신은 언제나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하며, 마치 오빠의 부속품이라도 되는 듯 생각되기도 하고, 사랑도 양보해야 하고 소외감을 느끼지만 엄마는 그런 딸의 마음까지 보듬어 주기엔 여유가 없다.
그런 민지의 일상을 이 책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친구인 연희와 비교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주려 한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게 했다.
그렇지만 기대만큼의 감동은 아니다.
가수 우순실의 힘겨움이나 아들 병수의 아픔이 많이 전해지지 못했고, 장애를 가진 아이뿐 아니라 함께 사는 다른 형제 자매의 힘겨움도 생각만큼 전달되지 못한것 같아 아쉽다.
장애아가 있는 가정은 부모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은 것 같은 답답하고 힘겨운 심정을 민지를 통해 더 많이 풀어 내지 못한 진한 아쉬움이 든다.
고정욱 작가에 대한 기대나 우순실씨에 대한 감동적인 면만을 너무 많이 기대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서평단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