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만세! 힘찬문고 47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자 

책의 앞과 뒤에 두 번씩이나 평범한 가족임을 말하고 있듯이, 혜수네는 우리네 이웃이나 아니, 굳이 이웃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바로 평범한 우리 가족의 이야기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 이유는, 각 가정과 사회가 모두 아이들의 교육에 집중되어 있고, 그에 대한 여러 가지 부작용과 문제점이 있음을 확인시켜 줍니다.

교육열이 너무 지나쳐 광풍으로까지 비유해도 어느 누구 태클 걸 이 없을 만큼 우리 사회는 비뚤어진 교육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아이들을 ‘자살’이라는 구렁텅이로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읽는 내내 마음 한 켠을 무겁게 했습니다.




그렇게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흥미롭게 귀신이라는 매개를 통해 풀어가는 작가의 역량이 발휘되어진 작품으로, 아이들이 읽는 동화라고 하기엔 책속에 풀어낸 내용이, 작가가 어른들에게, 큰 목소리로 아이들의 힘겨움과 강요된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아이들의 투정이나 짜증 섞인 목소리가 아닌 글로써 전달하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1등만이 성공한 삶이라는 그릇된 생각을 주입시킨 어른들을 호되게 꾸중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오빠(장수)에게 어떤 말 못할 고민이 있었기에 자살이란 선택을 하려 했을까요?

물론 장수는 자살을 하려는 생각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베란다에서 떨어진 것은 다름 아닌 장수의 여동생인 혜수입니다.

혜수는 염라국 입국 심사과정에서 오빠를 대신하여 자신이 잘 못 오게 된 것을 알고, 지밀 과장을 협박하여, 일주일간의 시간을 벌어 오빠의 죽음을 막아보려 하고, 그곳에서 알게 된 연화가 자신의 몸에 들어가 혜수를 가장하고, 혜수는 살아있는 생령으로 오빠를 따라다니며, 오빠가 왜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오빠를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뭐,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도 나름 스트레스와 힘겨움이 있겠지만, 줄곧 1등을 놓치지 않는 우등생인 아이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은 쉽게 짐작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스트레스라는 게 부모가 생각하는 것처럼, 쉽고 간단치가 않습니다.

장수는 부모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는 심적 부담과,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는데, 누군가에게 뒤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난동증에 걸려, 전국 모의고사에서 최하위의 성적을 받게 됩니다.

1등의 비애라고 할까요?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 없던 아이가 그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야 한다면 그것을 이겨내거나 극복할 힘을 그 아이들은 없는 것일까요?bb;;

참으로 안따까운 부분이었습니다. 친한 친구도 별로 없이, 들입다 공부만 파는 아이들,

물론 공부해라고 해도 귓등으로 듣고 매일 자전거나 축구로 여념이 없는 울 아들 같은 녀석도 있지만, 그 녀석도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자식에 대한 기대를 안 할 수는 없지만, 자식의 목숨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식의 숨통을 조금씩 조이는 이가, 부모가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교육전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엄마인 내가 아이의 스트레스를 주는 주범은 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책을 덮음과 동시에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 생각이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다는 사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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