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너무 안 읽어서 속상해 하는 부모들도, 한편으로는 책만 너무 좋아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극과 극을 달리지요. 너무 책을 안 읽는 경우, 그래도 책을 좋아해서 생기는 문제보다는 오히려 낫지 않을까 생각할지도 모르지요. 정말 그럴까요? 여기 책을 굉장히 좋아해서 ‘책도령’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밥을 먹는것에도 관심이 없고 씻는 것은 더더욱 하지 않습니다. 그런 그의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너무나 걱정이 되었지만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죽기 전에 결혼이라도 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지만 여자한테 호기심을 느끼지 않는 아들을 어찌합니까. 죽기전 아들이 입을 옷이며 식량을 준비해 두고 쪽지에 책만 읽지 말고 먹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는 당부를 하고 돌아가셨지요. 그러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도 잠깐, 또다시 먹지도 않고 책만 보다 책을 든 채, 책도령은 죽고 말았답니다. 정말 어떻게 하면 그렇게 책을 좋아할 수 있을까요? 울 아들도 그러면 소원이 없겠구만(?!!^^) 지옥에 간 책도령은 자신이 왜 그곳으로 왔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신은 책만 읽었을 뿐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힌 적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지요. 그렇지만 자신이 책만 읽느라 어머니를 봉양하지 않은 점, 책만 읽느라 사람으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일도 하지 않고 게을렀던 점, 혼인을 하지 않은 점, 자신의 육신을 돌보지 않은 점 등 많은 죄를 저승사자가 열거를 하자 그때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지옥의 침묵의 방에 갇히고 맙니다. 그런데 책도령은 그곳에 책이 없다며 소리소리 질러대어 지옥이 난장판이 되어 염라대왕은 책도령을 지상에 보내 세가지 과제를 수행하면 책이 있는 천당으로 보내준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는 거울만 보며 치장만 하는 거울공주에게 책에 재미를 붙여주게 됩니다. 두 번째는 돈님이라며 돈만 떠받드는 최부자에게 책을 좋아하여 책에 푹 빠지게 만듭니다. 마지막엔 친구들에게 심술을 부리고 친구들의 뺨을 때리는 등의 행동을 하는 고집불통 개똥이에게 책에 관심을 가지게 하여 사람다운 사람으로 변화시켜 모든 과제를 무사히 완수하게 됩니다. 이제 책도령은 천당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책도령은 천당으로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자신은 이곳에서 고통에 울부짖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비춰주는 등불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정작 책이 필요한 곳은 이곳 지옥이며 무서움과 괴로움에 떠는 지친 영혼을 위로해 주겠다며 천당에 갈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요. 책을 읽는 것이 의무감이나 그저 시간 때우기가 아니며 깨닫는 바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님을 우리는 책도령을 통해서 보았다. 그럼 모든 책이 교훈적이며 감동과 깨달음을 얻어야만 할까?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책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나는 책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무엇을 배우고 되었는가를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