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에서 엄마의 사랑을 다룬책을 보기는 흔한 반면 아빠의 사랑에 대한 책은 그에 비해 많이 적다. 엄마의 사랑의 크기보다 분명 적지는 않을지언데, 아무래도 아빠랑 부데끼는 시간이
엄마보다 적기 때문일것이다.
옛날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던 우리의 어린 시절에 비하면 요즘 아빠들은 자식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고 산다.
그럼에도 그 사랑의 크기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보자면 엄마보다 더 적다고 여겨지고 아빠가 좋아하는 산을 좋아하는 것에도 샘을 내는 아이는 역시 아이답다.
책을 읽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가며 읽는 엄마가 신기한듯 자꾸만 물어온다. 슬프냐고…
그 슬픔을 어찌 알겠는가 싶기도 하면서, 지금 내가 이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해 주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책을 끝까지 읽기 전에 아빠의 죽음은 쉽게 예견 할 수 있었다. 엄마의 불길한 꿈이 그랬고,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가족 등산이 그랬다.
그래서 이 책이 또 나의 눈물샘을 자극할꺼란 것도 감지 했건만 쉬이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아빠는 자신이 좋아하는 산인 초모랑마(에베레스트를 티베트 말로 그렇게 부른다)를 정복하기 위해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아빠의 유품인 편지를 읽으면서 그동안 아빠에게 가졌던 서운함을 다 털어버리고 그 사랑이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컸다는 것을 알게된다.
아빠는 초모랑마보다 아들 태산을 더 많이 알고 싶어했고, 태산을 정복하고 싶어 했음을 뒤 늦게 알게된다.
아빠의 편지를 읽어가며 자신의 독백과도 같은 말을 주고 받는 장면에서는 나 뿐만 아니라 남편까지도 눈물을 보이고 만다. ㅋㅋㅋ(내가 동화를 읽고 우는게 우스워 하더니만~)
태산은 아빠가 머물렀던 곳에 가서 아빠의 피켈을 꽂기 위해 자신도 산악인이 될거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는 엄마의 마음이 헤아려져 또 다시 가슴을 울린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산을 좋아하는 우리 남편의 반응이 웃긴다.
이제 자기도 암벽 등반을 해봐야겠다고. 헉~ 절대 반대!!
오늘 엄마가 읽는 책의 표지 뒤쪽에,
생의 마지막 날
당신이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건강하게 자라라. 네 뜻을 굽히지 말고
이룰 수 있도록 노력 정진하여라.
곁에서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일찍 떠나서
정말 미안하구나. 사랑한다."
40여 년 전, 추락하는 비행기 속에서
한 아버지가 담배 겉봉에 써 내려간 마지막 편지입니다.
생의 마지막 날 당신이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엄마도 생각해 보았다.
내 생의 마지막 순간, 난 너희에게 무슨말을 해줄까? 하고 말이야~
엄마가 너희에게 자주 당부하는 말 중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그때도 하게 될거같기도 하고...
그런데 엄마가 떠나는 순간이란 생각이 드니 엄마외의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더구나.
너희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말을 하고 싶구나.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나 역시 그 사람들에게 사랑받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사랑이 계산적으로 내가 이만큼 줬으니까, 너도 이만큼은 줘야지 하고 자로 재듯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사람들은 누가 날 사랑해주는 것은 말 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단다.
너희가 많은 사람을 사랑해야 너희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을거란다.
엄마는 그 사랑이란 감정을 지금보다 더 많이 너희들에게 퍼붓고 살아야겠구나. 후회없이~~~ 너희도 너희 안에 있는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나누며 살아라.
사랑은 나누면 커진단다.
그리고 후회없이 표현하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은 그때그때 표현하며 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