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지금 하인리히 거리에 산다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4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네레 마어 글, 이지연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엄밀히 말하면 독일에는 동화가 없다고 한다.
'메르헨(merchen)'이라는 짧은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독일 동화는 어린이용이라해서 나오는 책들중 어른이 읽어도 좋은 작품이 많다. 아이를 키우고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 책을 읽게 되면서 그런책을 심심치 않게 보게된다.
독일 동화엔 메세지가 깊고 철학적인 작품이 많아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 많다.
그래서 독일동화를 꼭 읽어보길 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 <아빠는 지금 하인리히 거리에 산다>는 부모의 이혼문제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무던하고 차분하게 사실적인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한때는 사랑해서 결혼까지 하고 또 아이를 낳았지만 그 사랑이 식어져 이혼을 하게 된다.
그건 부모의 선택의 결과라지만 아이가 생기면 여러면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많아진다.
둘 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의 중간을 너머 말미쯤 주인공 베른트는 인형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곰인형 보보를 챔대에 뉘이는 장면이 나온다.
곰 인형의 목에는 두꺼운 숄을 둘둘 말고 겨드랑이에는 커다란 체온계를 끼고 있고 곰인형의 얼굴엔 땀인지 눈물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다.
자신은(베른트) 의사가 되어 "열이 45도나 돼요! 어서. 구급차를 불러요!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가야겠어요!" 하고 말한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병원 침대 옆에서 둘이 손을 꼭 잡고 아이를 걱정하고 있다는 상상을 한다.
 
이 책에서 아이의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낸 부분이라 하겠다.
자신의 아픈 마음을 드러내 보이면서 엄마 아빠의 화해를 바라는 마음을 비치고 있지만, 사실 이 책은 부모의 화해는 없다. 베른트는 엄마와 아빠집에 번갈아 가면서 적응하는 걸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러나 베른트가 정말 잘 적응해 나갈지는 모르겠다.
엄마와의 갈등으로 우리가 적정선이라 여기는 선에서 비껴나고픈 마음을 어떻게 스스로 컨트롤 하며 생활할지...
장난감을 집어던지고 자신의 방 정리도 하지 않는 등의 행동으로 마음속에 쌓인 울분을 풀어내기엔 너무나 부족한데 그 마음을 어루만져줄 이는 부모중 누구도 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런 모습은 이혼이 급증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라 하겠다.
이혼은 늘어만 가는데 아이들이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에 대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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