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방귀 뽕나무 사계절 저학년문고 34
김은영 지음, 정성화 그림 / 사계절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난 동시집이 참 좋다.

언제 어디서나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틈틈히 읽을 수 있고 어떤 책보다 많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정화시키고 풍부한 감성을 가지게 하거나 예쁜 언어를 접한다는 고리타문한 말이 아니더라도 그 속에 내 모습이 있고 내 아이의 모습을 찾을수 있다는 것이 동시의 또다른 매력일수있다. 

할머니의 귀지를 어찌 이보다 더 예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것이 바로 동시집이 가진 매력이지요.

 가는귀 먹은 외할머니 귓속은

또르르 말린 흰누런 귀지가

연필 깎은 나뭇결처럼 수북하다. (21쪽)

 때로는 또한 어떤 사물이든 생명을 불어넣어 우리에게 메세지를 주는 글도 있다.

 밤 사냥 나왔던 들고양이

커다란 눈에서 뿜어 내는 불빛에

두 눈이 부셔 옴짝달싹 못 하다가

그만 창자까지 터져 나왔어요.

그런데 멈추지도 않아요

잘못했다 한마디 말도 없이

오히려 빵! 빵! 고함치며 달아나는

저 뻔뻔스런 뺑소니 괴물.(90쪽)

 또다른 시 목감기 에서는 삽화와 시가 어쩜 그리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지...

처음에 그림을 봤을때는 웬 고양이가 입에서 튀어나올까 싶었다.

역시나 상상력의 한계를 확인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감기와 고양이는 생뚱맞아 보였으니까...

 목감기

 가르릉 가르릉

목구멍에서

고양이 숨소리가 난다.

 

고양이 털이

목구멍을 간질이듯

기침이 터져 나온다.

 

침을 삼킬 때에도

생선 가시가 걸린듯

목구멍이 까슥싸슥

 

대문앞을 기웃거리던

도둑고양이가

내 목 속에 들어왔나보다.

지은이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김밥을 맛있는 음식이라고 한 말에 공감한다.  나역시 김밥을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짧은 시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동시집도 빨리 읽을수 있지만 김밥을 먹을때 더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하듯 동시집도 천천히 읽어보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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