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다섯 병정 - 개정판,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이문열 지음, 서광수 그림, 박우현 / 휴이넘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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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단편집으로 잔잔한 문체로 두 편의 이야기를 담아낸것으로,

그 첫번째의 이야기가 제목의 <사과와 다섯병정>으로 6.25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아직도 그 상처가 치유되지 못한채 남아있으나 우리 아이들에게 그 일은 벌써 옛날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우리 어릴적엔 반공교육을 철저히 하여 조금이라도 수상하면 신고해야 한다고 배웠으나 지금은 같은 동포임을 내세우고 있고 불쌍한 존재로만 생각되어지는 면이 없지않아 있지요.

책을 읽으면서 전쟁 일세대인 분들이 북에 남겨진 가족을 그리워 하다가 끝내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맘이 짠하게 아파왔습니다. 그 분들 중 우리 시아버님도 속해있구요.

날이 추워지면 그 가족이 더 생각나겠지요....



책은 그런 아픔을 뒤로하고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아내는 과정을 흥미롭게 끌어갑니다. 숲에서 만난 다섯 명의 군인의 정체를 쫓다보니 그 혼령은 다름아닌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군인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그 군인이 다름아닌 자신의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아마도 작가는 이 다섯 명의 군인들뿐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아무런 이유없이 죽어간 많은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배려는 아니었을까요?

저 역시 우리 아버님의 소리없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합니다.



또다른 이야기는 <달팽이의 외출>로 현대인들의 고독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높아만 가는 벽을 바라보며 자신의 고독을 친구들을 찾아 풀고 싶으나 더 큰 마음의 벽에 부딪치는 주인공은 술에 취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담을 축대공사장에서 주워온 돌로 계속해서 내리칩니다.

"그래, 욱아. 너는 유년과 친구를, 나는 이웃과 자유를, 사람들은 자기의 조그만 세계를 지키기 위해 담을 쌓지만 사실 그건 외부의 더 큰 세계를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짓이란다. 자기를 가두는 짓이며 이웃을 외롭고 슬프게 하는 거란다..." 자신의 울분을 그렇게 풀어버리는 주인공을 보며 얼마나 정을 그리워 하며 외롭게 살아가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나 뿐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하지요. 시간적 배경이 80년대라고는 하나 주인공인 형섭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마주하는것이 전혀 유쾌하지가 않네요.



그럼 나는,... 다른 이의 담이 아닌 내가 높이 높이 쌓아둔 담은 없는지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내가 쌓은 담에 또 그 담 위에 뾰족하게 박아놓은 유리조각에 찔린이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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