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자이언트 - 업계의 거인을 쓰러뜨리는 10가지 핵심전략
스티븐 데니 지음, 구계원 옮김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이책은 약자가 강자를 어떻게 꺾을 수 있는가를 말한다. 그러나 그 내용은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중소기업의 전략에 관한 책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히든 챔피언이나 브레이크스루 컴퍼니 같이 양질의 책도 없는 편은 아니다. 물론 그런 책들은 말하자면 전략에 관한 것이고 이책은 전략 전술에 가까운 내용을 말하기 때문에 내용이 다르다. 그리고 이책은 꼭 중소기업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1등이 아닌 누구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관한 책들과는 다르다 하겠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두책을 보았다면 이책의 내용이 낯설지는 않다. 예를 들어보자.

“소규모 기업들은 고객 수가 많지 않다. 소수의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더 이상의 비즈니스는 없을 것이고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직원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안다. 그렇기에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납품하고 불량품을 개선하고 설치문제를 해결해주는 등 직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소규모 기업은 이렇게 고객만족을 위한 사후활동에 신경슬 여지가 많다.

소규모 기업은 제품의 조유도 많지 않다. 고객이 사지 않을 제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수요가 없다면 치명적이다. 그러나 점점 고객이 많아지면 기존의 제품 외에 새로운 제품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키스 맥팔랜드, ‘브레이크스루 컴퍼니’)

간단한 예이다. 규모가 작다고 반드시 약하라는 법은 없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고성과, 저비용구조 가능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소속감과 책임감이 높을 수 있다.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책에서 말하는 10가지 전략 중 앞의 5가지는 위에서 인용한 예의 변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책의 장점은 무엇인가? 스토리텔링이다. 물론 이책에서 말하는 전략(이라기보다는 전술0은 새롭지는 않더라도 기억하기 쉽고 다른 책에서 보는 것보다 더 구체적이다. 그러나 이책의 구조는 그런 전술 자체를 알려주는 것보다는 그 전술의 구체적인 예에 있다.

이책은 전략 하나 당 구체적인 케이스 3개씩을 할당한다. 흔히 경영서적에서 보는 케이스와 달리 이책을 읽어보면 잡지나 다른 책을 뒤지는 대신 저자가 발로 뛰면서 사례의 당사자를 찾아가 인터뷰하는 수고를 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당사자의 인터뷰가 상당량이 인용되기 때문에 생생하고 저자가 발로 뛴 결과이기에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저자의 스토리텔링 솜씨가 좋기도 하다. 재미있게 읽힌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책의 스토리텔링은 재미 이상이다.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등장인물이 특정한 행동을 취했을 때 일어나리라 기대하는 일과 그 행동을 취했을 때 실제로 일어나는 일 사이의 현실적인 간극을 열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놀라움의 순간에 등장인물과 그들의 역사, 사회를 꿰뚫어볼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미리부터 준비해서 심어놓은 장치이죠. 이야기는 일차적인 의미대로 흘러가는데 그것도 충분히 이치에 맞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전환점에서 관객은 근간에 숨어 있는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차적 의미는 일차적 의미보다 더욱 심오하고 중요하지요. 일차적 의미는 다소 사소하게 보일지 몰라도 이차적 의미는 어떻게 왜 방금과 같은 일이 일어났는지 좀더 심오하고 강렬하면서도 포괄적인 방식으로 묘사하며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사건에 더욱 묵직한 무게감과 중요성을 부여합니다.”

이책에 인용된 시나리오 작가의 말이다. 이책의 장점은 저자가 자신이 인용한 말대로 스토리를 쓰고 있다는 데 있다. 저자가 말하려는 전술은 반상식적이다. 그런 전술을 아무리 말해봐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만 못하다. 저자는 자신이 인용한 말처럼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독자가 일차적 의미에 이차적 의미를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그러면서 재미까지 있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경영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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