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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리더십 - 공유하고 소통하고 개방하라
쉘린 리 지음, 정지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 3년간 소셜미디어에 대한 서적이 쏟아졌었다. 그 내용은 둘 중 하나이다: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사회를 바꿀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시장을 바꿀 것인가.
인터넷이 그러했듯이 소셜미디어도 세상을 바꾸어놓았다. 바뀐 세상에서 시장도 바뀌는 것은 당연하고 바뀐 시장에선 생존논리도 달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논의는 거의 마케팅에 국한되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논의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젠 상식이 되었고 다들 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상식의 결론은 대충 이렇게 정리된다(더 자세한 논의는 클라라 샤이의 ‘페이스북 시대’이 추천할만 하다).
영업의 경우 영업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인맥을 먼저 확인하고 추천을 받아 영업을 더 쉽게 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로 달라진 점이다. 이전의 영업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소셜미디어는 영업을 더 쉽게 해주는 도구이다.
마찬가지 논리로 회사 자체를 영업한다고 할 수 있는 채용에서도 소셜미디어는 더 편리한 도구가 되어 준다.
그러나 마케팅은 영업과 채용과 달리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잇다. 가령 광고의 경우 사용자들의 공개 프로필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전의 인터넷 광고보다 더 정밀한 타겟팅이 가능해졌으며 입소문 마케팅도 현실적인 대안이 되었다.
마케팅도구로서 소셜미디어는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황은 대충 위와 같이 정리된다. 그러면 이것으로 끝이고 앞으로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가?
그렇지는 않다. 소셜미디어는 기업 밖만 바꾼 것이 아니라 기업 안도 바꾸어 놓았다. 예를 들어 ‘일터전쟁’의 저자들은 인사관리자의 입장에서 소셜미디어를 바라본다. 조직관리 측면에서 앞으로 주류가 될 밀레니엄 세대와 그 후 세대들의 입맛에 맞게 일터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선호하는 직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천성이 되어버린 소셜미디어의 논리에 맞게 조직을 다시 짜야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방어적인 혁신이 아니다. “마케팅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으로 재창조된 것처럼 인사부서도 이 시점을 제때 활용해 혁신과 변화를 도입할 수 있다.” (진 마이스터, 캐리 윌리어드) 그렇게 일터를 바꾸는 것은 동시에 인력부족에 대응하고 조직을 고도화되어가는 지식경제에 적응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들은 구체적으로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웤 기술에 맞춰 조직구조와 워크플로우를 재편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셜 미디어를 조직구조 안으로 가지고 온다는 것은 정보의 흐름이 유연해지면서 사내의 자원활용이 극대화되고 생산성이 증대된다는 말이며 유연한 조직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리더십은 그런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 이책의 주제이다.
소셜미디어는 우선 통제력의 상실로 다가온다. “소셜 테크놀로지는 사람들(고객)에게 힘을 실어주었을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새로운 협업 방법을 제공했고 그들의 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평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전에는 전화나 이메일처럼 개인적으로 처리될 수 있었던 문제들이 이제는 공개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물론 예전에도 사람들이 여러분의 회사나 조직 운영방식에 대해 뒤에서 떠드는 것을 통제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얼마전까지는 이런 뒷이야기는 그렇게 큰 공개적 파급력을 가지지는 않았다. 일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아마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불평을 했을 것이다. 과거에는 불평의 영향이 고작해야 가까운 지인들 정도에서 그쳣다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glassdoor.com에 방문하면 된다.”
통제란 정보의 통제이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는 정보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통제를 포기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언제는 당신이 고객, 직원, 협력사를 통제하고 잇었는가? 그것은 환상일 뿐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러분은 고객이 여러분의 제품을 사도록 강제할 수 없다. 여러분은 직원들이 회사의 특정 계획에 대해 지지하도록 만들 수 없는데 그들은 앞에 나서서 강한 반대는 하지 않지만 협조하지 않는 방식으로는 행동하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는 그것을 공개적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여러분은 통제하고 있지 않으며 이제껏 통제한 적도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까? 바로 욕구다. 개방하기 위해서는 통제의 욕구를 내려놓아야 한다.” 소셜미디어의 충격에 적응하고 살아남으려면 “통제를 포기하는 리더의 능력 바로 열린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통제를 포기하면 다른 통제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책의 제목의 이유이다.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경영학에서 수도 없이 말해져온 권한이양, 위임, 열린조직, 분산형 의사결정 등의 논의와 별 다를 것은 없다. 단지 그 환경이 달라졌고 그 필요성이 더 현실적이 되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그 empowerment의 방향이 직원뿐 아니라 고객과 협력사와 같은 외부환경까지 확대된 상황이 다른 점이다. “기술은 이러한 종류의 공유를 조직 외부로 확장햇고 새로운 채널을 통한 업데이트와 고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졋다. 고객과 파트너는 더 많은 세부 내용을 더 자주 듣고 싶어한다.”
그러한 환경에서 요구되는 리더형을 저자는 오픈 리더라 한다. “오픈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어떻게 모든 직원들과 목표를 공유하고 조직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소통을 하느냐다. 오바마 캠페인은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한데 모음으로써 성공햇다. 같은 목표가 만들어진 뒤에는 핵심 가치들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참여했고 이러한 광범위한 참여가 오바마를 당선시켰다. 시스코의 CEO 존 챔버스도 이런 종류의 문제를 매일 직면해야 햇다. 비록 CEO일지라도 6만5000명이나 되는 직원들을 통제해 하나의 전략을 받아들이고 움직이게 할 수는 없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회사의 전략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이해해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새로운 전략 프로세스를 만든다. 그 핵심은 명확한 단어와 가치 그리고 목표를 정한 뒤 이를 통해 전략적인 토론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전략의 핵심은 협업이었다. 이를 통해 그는 시스코의 분산 의사결정구조를 현실화햇다. “목표를 공유하려면 신뢰가 필요합니다. 신뢰는 행동을 필요로 하지요 그렇다면 기술은 무엇을 할까요. 바로 행동을 외부에 노출합니다.”
전혀 새롭게 들리지 않는다. 단지 다른 것이라면 기술용어들 뿐이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웹 2.0 등등. 이책의 내용은 새롭지 않다. 새롭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나왔을 때 인터넷에 대해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듯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처럼 호들갑들이엇다. 그러나 결론은 사람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차피 그 기술을 쓰는 사람이 같다면 그 기술은 지금의 확장일 뿐이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모여 움직이는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그 도구가 추가되었을 뿐이다. 이책은 조직에 기술이 무엇을 더했는가를 말할 뿐이다.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그 기술을 제대로 이용할 마인드셋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