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0배 즐기기 - 2011년~2012년 최신정보 수록 / 뉴욕 22개 & 근교 9개 도시 100배 즐기기
홍수연.홍지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본드 가만큼 런던의 화려함이 잘 드러나는 곳은 없다. 고급 보석상인 그라프의 특대형 다이아몬드, 파텍 필립의 명품 시계, 샤넬 정장, 루부탱 신발, 그리고 소더비 경매품 등 고가의 물품들을 가득 채워놓고 파는 이곳 상점들은 런던의 과거를 우아하게 재연해 놓았다.

본드 가는 세계의 위대한 도시 유원지 중 한 곳으로 보고 사고 맛보고 배울 것으로 가득 찬 도시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면 본드 가 오른쪽에 있는 고급 호텔 클라리지에 머물면서 아르 데코 미술품을 감상하고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세계적 요리사 고든 램지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물론 런던에서는 이 외에 더 고매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린니언 학회, 왕립천문학회, 왕립예술아카데미 등 런던의 지적인 장식품이라 할 수 있는 건물들은 벌링턴 아케이드 바로 옆에 있는 멋진 팔라디오풍 맨션 내에 있다. 런던 택시를 타고 몇분만 가면 웨스트엔드 극장 공연이나 내셔널 갤러리에 보관된 보물들을 볼 수 있다. “런던이 싫증 난 사람은 인생이 싫증 난 사람이다. 런던에는 인생이 선사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다.”라 했던 사무엘 존슨의 말이 귓가에 울리는 듯하다.

도시의 고용은 도시의 성공을 결정한다. 인재는 계속 이동하면서 생산하고 소비하기에 좋은 장소들을 물색한다. 런던의 오락 시설들은 런던이 32명의 억만장자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런던에 사는 이런 엄청난 부자들 중 절반은 영국인이 아니다.

런던과 뉴욕, 파리가 사람들에게 그토록 즐거운 도시로 변한 한 가지 이유는 이들 도시에 수세기에 걸쳐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박물관, 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또한 도시를 근면하고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시켜 주는 도시의 능력으로부터도 혜택을 받는다. 도시의 혁신이란 단순히 새로운 유형의 공장이나 금융상품뿐 아리나 새로운 요리와 놀이도 의미한다.

도시가 왜 성공하는지 그리고 도시가 미래에도 계속해서 번성할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생활 편의 시설들이 어떤 작용을 하고 소비 도시들이 어떻게 성공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에드워드 글래이저)

그리고 이책은 소비도시로서 뉴욕이 어떻게 성공적인가를 잘 보여준다. 이책의 내용을 한줄로 말한다면 ‘보고 사고 맛본다’ 이다. 이책은 뉴욕에서 무엇을 어디에서 사고 먹고 보는가에 대한 정보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정보들을 보다보면 왜 뉴욕이 정상의 글로벌 시티로 군림하는가를 알 수 있다. 런던이 싫증 날 수 없는 것처럼 뉴욕 역시 싫증 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리첼: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프리챌은 대표적인 거리 음식이기도 하다. 얇고 가늘게만 반죽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 튀겨낸 후, 소금을 뿌려 머스터드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정석. 하지만 벤더에서 파는 것은 맛이 없으니 가게에서 갓 구워낸 것을 꼭 구입하자.”

“예쁜 조카에게 줄 양말과 모자 세트”

“유니언 스퀘어에서 M14D 버스를 타면 첼시 마켓 근처로 갈 수 있다. 이곳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첼시의 명물이자 까다로운 뉴요커의 입맛을 사로잡는 유명 브랜드들이 모여 있어 한자리에서 뉴욕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책의 용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뉴욕 같은 소비도시의 관광은 결국 쇼핑이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의 다른 편들과 마찬가지로 이책 역시 입국절차, 준비물, 교통편, 예산짜기, 추천코스 등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발리나 푸켓 같은 관광만을 위한 관광지와 달리 뉴욕과 같은 글로벌 시티의 안내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비즈니스 같은 목적성 방문이 아닌 한 뉴욕에서 보내는 시간은 쇼핑하고 먹고 자는, 돈 쓰는 일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고 이책은 돈을 어떻게 유용하게 쓸 수 있는가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둔다.

물론 이책은 돈 쓰는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뉴욕을 뉴욕답게 만드는 장소들과 문화들에 대한 소개도 나름 충실하다. 이책의 4/5는 장소에 대한 소개로 채워진다. 그러나 그 소개도 2페이지에 4곳씩 명소, 음식, 쇼핑의 순서로 소개된 것을 보면 이책의 목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책의 용도가 ‘쇼핑 뉴욕’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책을 택한 것은 관광 가이드북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뉴욕에 대한 지도가 필요해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시리즈가 다 그렇듯이 관광가이드만으로 용도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책의 대부분은 장소에 대한 소개이다. 자동차가 없으면 시민권이 없다고 봐야 하는 LA와 달리 걸어다니는 것이 정상인 뉴욕이기에 이책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걸어다니면서 관광할 것이라 가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의 구성은 지도에 따라 보행자의 동선을 고려해 장소들을 소개한다. 책을 읽다보면 뉴욕 구석구석의 분위기를 알기에 좋은 구성이다.

그리고 관광명소만이 아니라 쇼핑장소, 음식점, 클럽, 공연장, 박물관 같은 곳도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뉴욕의 생활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이책의 장점이다. 간단히 말해 이책의 용도는 읽기 나름이며 원래 편집의도와 다른 목적에도 충분히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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