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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씽커블 Unsinkable - 역경을 이겨내는 힘의 원천
소니아 리코티 지음, 윤경미 옮김 / 빅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이책의 주제는 제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Unsinkable, '가라앉지 않을'이란 말은 회복탄력성(resilience)란 말을 달리 표현한 것일 뿐이다.
이책의 저자도 한몫하는 미국 성공학파의 주장과 달리 사는 건 힘든 일이다. 언제나자잘한 스트레스로 넘치고 어려움으로 넘친다. 그리고 가끔은 위기를 만나기도 한다.
소위 '끌어당김의 법칙'을 말하며 '생각대로지'라는 카피처럼 세상이 된다고 설교하던 저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번 금융위기로 저자도 피해를 보았다. 남편의 사업이 망해 남편은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이혼해야 했고 집도 잃었다. 저자는 죽음까지도 생각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저자가 이책을 쓰게 된 동기이다.
저자만 그때 위기를 만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잘 견디고 어떤 사람은 무너진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보통 회복탄력성이라 한다.
원래 물리학 용어인 회복탄력성이란 말은 공이 바닥을 차고 튀어오르는 것처럼 스트레스나 어려움, 또는 위기를 만나도 빠르게 중심을 잡고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는 여유이다.
같은 어려움을 겪어도 더 쉽게 털어버리니 여유 또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당연히 남보다 삶을 쉽게 헤쳐나가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게 된 것일까?
어느 정도는 타고난다. 성격이 스트레스에 민감한 신경성인 사람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고 회복탄력성이 높지 않다.
그러나 대개 탄력성이란 타고나기 보다는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얼마전에 나온 ‘튀어오르는 공처럼’은 광범위한 심리학 조사에 근거해 회복탄력성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책이다. 이책이 연구대상으로 한 사람들은 고위직 임원이나 고위관료들이다.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어린 시절은 대부분 보잘 것없었다. 어린 시절의 고난을 극복하고 자신을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극복 과정에서 얻은 능력이 탄력성이다.
여유가 느껴지는 사람은 자신감이 있고 낙관적이다. 그책이 대상으로 하는 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가장 두드러진 기본특징이다. 성공학에서 말하는 특징과 유사하다. 그러나 그들의 자신감은 근거없는 자만심이 아니며 대책없는 낙천주의가 아니다. 그들의 자신감과 낙관주의는 그들이 현실을 이겨내면서 얻은 전리품이다.
그런 극복과정을 거치면서 그들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다. 나는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자부심은 언제나 근거가 있다. 그냥 ‘생각대로지’란 주문을 외운다고 자부심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자기최면은 현실의 무게 앞에선 너무나 연약하다. 현실에 근거가 있는 자부심만이 진짜 자신감이 된다.
자신감의 근거가 되는 현실은 안정되어 있게 마련이다. 안정된 현실에서 그들은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할 수 있다. 자신의 현실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다고 느낀다면 오기와 뚝심은 남을지 몰라도 자신감이 있을 수 없다. 미래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그들은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자신만만하고 밝은 성격인 사람은 일에 솔선수범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실수를 하더라도 고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은 잘못이나 실수쯤은 웃어넘길 수 있고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으며 현실을 똑바로 보고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남의 도움을 요청하고 받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런 사람은 위기가 닥쳐도 극복할 에너지가 높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위기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회복탄력성이 높지 않으니 그냥 주저앉아야 하는가? 이책의 주제이다.
문제는 그런 책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책 중에서 이책만의 가치가 있는가?
사실 목차만 훑어보아도 제목에 ‘우울’이란 말이 들어간 책들과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도 그렇다.
내용은 그렇다치고 그 내용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깊게 다루어져 있는가?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 이책을 보고 느낀 것은 급하게 썼다는 것이다. 저자의 전공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생각대로지’이다. 그런데 그렇게 안되는 상황을 저자 스스로 겪게 되었고 그 상황을 스스로 납득하기 위해 이책을 썼다는 느낌이 든다. 저자 스스로 탐색하는 연구노트라고 할까?
평점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