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 빌려주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
리사 갠스키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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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마케팅의 화두는 SNS이다. SNS 서적이 너무 많이 쏟아지다 보니 이제 물릴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그 많은 서적이 쏟아졌는데도 SNS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선 뾰족한 것이 없다. 인터넷 초창기와 비슷하다. 이게 기회(또는 위기)인 것은 맞다. 이번에 뒤쳐지면 도태당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하지? 그 많은 서적이 나왔고 많이도 팔렸다. 그러나 뾰족한 대안이 제시되지도 않은 그 책들이 팔린 이유는 압박감 또는 위기감 때문이었지 그 책들이 무슨 구체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책은 지금까지 나온 것들과는 다르다. 구체적인 대안을, SNS를 활용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물론 이 얇은 책에서 대단한 것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하나의,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직접 실행한 한 가지 모델만 제시할 뿐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모델은 이책의 부제에 나오듯이 ‘빌려주는 사업’이다. 저자는 SNS를 이용한 임대업의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한다.

그중 대표적인 경우로 여러 번 언급되는 것이 집카이다. 집카는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차를 빌려주는, 렌털카 업종으로 구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카는 허츠 같은 업체의 렌털카 모델과는 분명 다르다.

기존의 렌털카 서비스는 일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다른 도시로 또는 다른 나라로 갔을 때 잠시 빌려 쓰는 자동차를 제공한다. 특별한 경우에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소도 공항이나 터미널과 같은 곳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집카는 일상을 목표로 한다. 집카의 모토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공유하는게 더 쉽고 더 효율적인 서비스를 만들자.” 이다. “이 서비스는 예전 방식의 공유 플랫폼, 즉 전통적인 렌터카 회사들과 달리 도시 전역에 자동차를 배치해놓아 고객들이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자동차의 위치를 찾아 한 시간이든 하루든 또는 더 긴 시간이든 필요한 만큼 예약을 하고 이용한다. 유연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은 여행을 갈 때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자동차를 쉽게 사용할 수 ㅣㅇㅆ는 실질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쉽게 말해서 기존의 렌터카는 내차가 없을 때 사용할 차를 빌려주는 사업이고 집카는 내차 대신 사용할 차를 빌려주는 사업이다. 집카는 자가용을 대신한다. 영업용이 아닌 이상 자기 차를 가져봐야 세워놓는 시간이 훨씬 많다. 유지비 세금을 생각한다면 그리 경제적인 소유형태가 아니다.

집카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한 이유는 SNS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고 연결된 네트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집카는 처음ㄴ 세울 때부터 IT 시스템을 가장 핵심적인 성공 요소로 인식했다. 서비스가 확산될 것을 대비해 쉽게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튼튼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동시에 마케팅 기술 운영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웹사이트를 통해 가장 가까운 자동차를 찾아 실시간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적절한 자동차를 찾아 결제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마다 언제 어떻게 세차를 했는지 알려준다.”

도시 곳곳에 차를 세워놓고 회원카드나 카드가 등록된 핸드폰을 차에 대면 차를 쓸 수 있는 서비스는 SNS의 인프라가 갖춰졌기에 가능한 서비스이다.

집카가 렌터카 사업과 다른 이유는 자동차를 빌려주는 사업이 아니라 정보를 관리하는 사업이라는데 있다. ‘이 회사는 누가 자동차를 사용하는지 언제 어떻게 어디서 사용하는지 정보를 모은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이 작동하고 여기에서 상당한 가치가 만들어진다. 집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엇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적이고 인구학적인 특성에 따라 고객들을 파악하고 분석하고 분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정보는 또 다른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예컨테 자전거나 옷을 공유하는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잇다. 자동차 공유 회사는 물론 제휴업계들을 통해 직접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잇다. 실제로 집카는 서시히 음식점, 와인바, 호텔, 피트니스클럽은 믈론 심지어 잉크카트리지 재생업체와도 제류를 맺어나갔다. 더 나아가 길을 나서기 전 교통상황이나 운전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고객이 있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행사를 추천해주거나 레스토랑을 예약해주는 서비스도 한다. 포틀랜드에서는 20여대의 자동차에 자전거를 매달 수 있는 선반을 장착하고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과 제휴를 맺어 자유통행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집카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마 연관된 제휴업체들은 함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같은 ‘기업 생태계’가 확산되면서 집카는 고객들에게 더 뛰어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집카는 차를 다루는 사업이 아니라 정보를 다루는 사업이기 때문에 플랫폼이 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자신이 다루는 비즈니스 모델을 메시라 부른다. “메시는 그물코라는 의미로 어떤 방향으로 뻗어나가든 시스템상에 있는 다른 노드로 연결되는 모양을 뜻한다. 메시는 서로 다른 메시에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은 모두 긴밀하게 움직인다.”

이상에서 집카의 사례를 통해 이책의 내용이 어떤 지 맛보기를 해보았다. 이책이 다루는 내용은 위에서 다룬 사례의 변주이다. 저자는 집카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집카와 같이 자세한 사례연구를 제시한다.

물론 이책에서 다루는 것은 SNS로 가능한 한가지 모델일 뿐이다. 아직 초창기인 SNS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20년가까이 된 인터넷도 아직 그 가능성을 다 실현하지 못했는데 겨우 몇 년에 불과한 SNS가 어떤 미래일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책은 그 가능성 중 하나를 다룰 뿐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책은 지금까지 나왔던 SNS 서적과는 분명 다르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메시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없더라도 SNS가 구체적으로 어떤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잇다는 점에서 SNS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할 가치가 충분하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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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5-30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랄까 유형물인 '차'를 빌려주는 그런 렌트카가 아니라 유기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업데이트하고 관리해주는 신기한 블루칩 개념이군요~
집카~~ 라고 하기에 전 아예 캠핑카에서 사는 그런 트레일러촌에서 집대신 캠핑카를 빌리는걸로 생각했는데요^^:

Lulu 2011-05-31 16:10   좋아요 0 | URL
렌트카가 자가용을 대신하려면 차를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정보를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 된 것라 봐야 겠죠 ^^ SNS같은 수단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