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쓰레기통 속에 있다 -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록의 꿈과 성공의 일대기
레이 크록 지음, 장세현 옮김 / 황소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미국문화를 대표하는 맥도널드의 시작은 캘리포니아의 작은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에서부터 였다. 자동차의 대중화와 함께 유행한 다른 드라이브인 레스토랑과 LA 근교에서 맥도널드 형제가 운영하던 그 식당은 그리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그 식당은 달라진다.

“형제는 다양한 메뉴와 매장 배치를 실험한 끝에 결국 그럴듯한 방식을 찾아냈다. 바비큐그릴을 치우고 메뉴를 25가지로 단순화했으며 햄버거를 규격화했다. 모든 햄버거에 케첩과 머스터드를 바르고 양파와 두 조각의 오이피클을 넣었다. 또 직원이 자동차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대신 고객이 판매 창구까지 주문하고 음식을 직접 받아가도록 했다. 이러한 조치로 레스토랑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형제는 자신들이 고안한 새로운 개념의 사업방식을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이라 이름 붙였다.” (로저 마틴)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고안한 것이다. 요리의 초보인 아르바이트생이 해도 동일한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표준화, 품질은 유지하면서 저가에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념을 만들었다. 밀크 쉐이크 기계를 납품하던 레이 크록은 형제가 고안한 시스템의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직업상 전국의 레스토랑을 돌아다녀야 했던 그로선 형제가 고안한 시스템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형제는 레스토랑 네 곳을 추가로 열었고 맥도널드 형제는 그정도에 만족했다. 그러나 크록은 더 큰 가능성을 보았다. 크록은 미국 전역에서 나아가 전세계에서 그와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것을 상상했다. 그러면 크록 자신의 밀크 쉐이크 제조기도 형제의 체인망과 함께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저기가 우리 형제의 집입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집이지요. 우리는 저녁이면 포치에 나와 앉아 해가 지는 것을 보기도 하고 이 레스토랑을 내려다보기도 합니다. 평화로운 생활이지요. 문제를 새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는 지금 인생을 즐기고 있어요. 그게 우리가 원하는 전부입니다.’

그의 사고방식이 나하고 너무도 달라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데 몇분이 걸렸다. 그의 생각을 놓고 토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제안을 햇다. 다른 누군가로 하여금 그들을 대신해 새 매장을 열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들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나 역시 그 체인점에 멀티믹서를 판매할 수 있을 터였다.

‘어려울 겁니다. 누가 우리 대신 새 매장을 열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 강렬한 확신이 나를 감싸는 듯했다.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울리며 대답했다. ‘내가 하겠습니다!’” 그 이후는 우리가 아는 맥도널드의 역사이다.

맥도널드 시스템은 형제가 고안했다. 그러나 발명가가 자신의 발명으로 돈을 버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발명으로 돈을 버는 것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발명과 사업의 재능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종이컵 영업을 하면서 오랜 경험을 쌓았고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요식업의 생리에 정통한 크록은 사업에 맞게 형제의 시스템을 개량해나간다.

“크록은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은 그 자체로 혁신적이긴 하지만 직원들이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여전히 크다고 생각했다. 완벽하게 규격화된 레스토랑 운영을 꿈꾸던 크록은 스피디 시스템을 개선해 맥도널드 시스템을 엄밀한 과학의 수준으로 간소화했다. 햄버거를 ‘정확히’ 얼마나 오래 익히고 직원을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고용하며 매장의 위치는 ‘정확히’ 어떻게 선정하고 각 점포를 ‘정확히’ 어떻게 운영하며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할지 등을 세밀하게 규정하는 것이다.

크록은 맥도널드 형제의 통찰력으로부터 만들어진 최초의 영업과정에서 불확실성과 불명료함 그리고 직원의 자의적 판단을 가차 없이 제거했다. 각각의 단계에 적용되는 표준 작업지침을 세밀하게 개선함으로써 크록은 ‘다소 장사가 잘되는’ 햄버거 레스토랑 체인 맥도널드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로 확장했다.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제법 성공한’ 기업이엇던 맥도널드가 미국 전역 구석구석에 체인점을 거느리게 되기까지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로저 마틴)

크록의 자서전인 이책은 크록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그런 일을 했는지를 솔직하게 경영자의 시각에서 기술한다.

미국인답게 낙천적이며 따분함을 증오하고 모험을 좋아하며 고집쟁이에 전형적인 외향성 성격인 크록이 영업으로 경력을 쌓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사업에도 적합한 것은 당연하다. 다른 사람이라면 은퇴를 준비할 나이에 전 재산을 걸고 일을 벌린다? 가족은 이해하지 못햇다. 좋은 직장에 좋은 경력을 팽개치고 서른 다섯에 처음 자기 사업체를 차릴 때도 가족은 이해할 수 없었다. 크록이 맥도널드를 창립했을 때 그의 나이 50대 후반이었다.

그 나이에 새로운 모험을 찾아나서 맥도널드란 이름을 세상에 알렸을 때 그는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기적처럼 보였다. 그러나 크록은 충분히 준비가 된 사람이었고 사업가로서 완성된 사람이었다.

맥도널드의 문화를 말할 때 신뢰란 말이 항상 따라다닌다. 돈을 내는 고객에겐 가치있는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납품업자와 가맹점은 같이 성장하는 운명공동체로 생각하고 직원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문화를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이 시기에 내렸던 근본적인 결정 중에는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본질 및 향후 발전 방향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것도 있었다. 맥도널드는 매장 운영자들에게 식재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는 개별 운영자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는 것이 내 신조였다. 운영자의 성공이 곧 내 성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가 운영자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입장이 되면 그처럼 성의껏 돕기가 어렵다. 한편으로는 운영자를 파트너로 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에게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은 근본적으로 모순된 일이다.”

그런 문화는 크록이 자신의 영업경력에서 체득한 것이다. “세일즈맨으로서 나의 철학 중 하나는 내가 판매하는 물건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파는 물건이 고객의 영업에 보탬이 되지 않을 때는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의 철학이다. 크록은 성공한 기업가가 되었을 때나 햇병아리 시절이나 크록의 철학은 한결같았다.

크록은 이책에서 그런 가치관들이나 외식업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사업안목을 키워나간 과정들, 그런 안목으로 어떻게 맥도널드를 키웠는가를 솔직하면서 담담하게 써나간다.

물론 이책에도 다른 경영자들의 자서전처럼 경영론이 언급된다. “아무런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하지요. 무모하게 달려드는 것과는 달라요. 그건 미친 짓이지요. 하지만 필요할 때가 되면 자신의 전부를 걸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무언가를 진정으로 믿는다면 그 목표를 향해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남김없이 쏟아부어야 합니다.”

흔한 말이다. 그러나 크록은 흔한 말을 되풀이하려고 이책을 쓰지는 않는다. 이책은 어디까지나 그의 자서전이다. 그런 이론은 그런 결론이 얻어진 이유가 그 자신의 경험이 같이 언급된다.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모험을 좋아하는 성격인 크록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모험을 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걸지 않으면 얻을 것도 없다. 영업이란 일 자체가 그런 일의 모험의 연속이다. “그런 역경이 없었다면 아마 훗날 그보다 훨씬 심한 역경이 닥쳤을 때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는 이 시기를 거치며 힘든 문제가 발생해도 좌절하지 않고 버티는 법을 배웠다. 한꺼번에 여러 거지 문제에 매달려 고민하지도 않았으며 아무리 상황이 심각해도 괜한 걱정으로 잠을 설치는 일은 없도록 햇다. 말은 쉬워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나는 스스로 고안한 자기최면을 통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이책에서 크록이 말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일뿐이다. 거창한 경영철학이나 이론을 말하지 않는다. 대학문턱도 가보지 않은, 고등학교도 마치지 않은 크록은 그런 거창한 이야기들을 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이야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은 크록 자신의 삶에서 그 자신이 경험한 것들이기에 그리고 그 경험들이 구체적으로 말해지기 때문에 이책의 가치는 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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