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제학 - 실제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최지희 옮김 / 에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이책은 영어 원제를 말하듯이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강의노트를 책으로 만든 것이다. 목차를 보면 언론에서 많이 들어본 사람들이 나온다. 로렌스 서머스라든가 교과서저자로 유명한 맨큐 등이다.

 

이책의 저자들은 유명대학의 교수인만큼 학문적 실력만이 아니다. 정치에도 관여한 경력이 풍부하다. 책상머리에 붙어 있는 학자가 아니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학과의 수업과는 달리 수식이나 그래프만 설명하다 마는 강의가 아니라 실제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엿보인다. 목차의 제목만 보더라도 그런 강의 성향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미국의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대한 분석과 해법이라든가 FTA에 대한 견해, 워싱턴 컨센서스, 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는가, 그린스펀의 저금리 정책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었나, 미국정부의 재정정책, 에너지 정책, 오바마의 뉴딜과 같은 미국의 경제현실 뿐 아니라 세계의 패권국답게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나 국부펀드, 지속가능한 성장 등 이책은 현실의 주제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하버드라는 이름이 왜 그렇게 유명세를 얻는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내용은 좋은데 그 내용을 담는 형식이 문제다. 한두 강의가 아니라 여러 수업을 한권으로 담으려다 보니 간략하게 요약정리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 시간 강의가 5페이지 내외로 그친다. 강의에서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은 지면으로 옮겨지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내용까지 높은 압축비율로 줄어든다면 어떻겠는가? 마치 논문의 abstract를 읽는 기분이 든다. 내용만 건지는 것이라면 굳이 이런 책을 볼 필요가 없다. 가령 맨큐의 경우 직접 쓴 교과서가 번역서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 교과서의 내용이 내용전개의 완결성에서 훨씬 뛰어나다. 더군다나 ‘~카더라’며 남의 말을 옮기는 식으로 정리된 문체도 생동감을 크게 떨어트린다
 

평점 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