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성공 신화의 비밀 - 아이패드 vs 갤럭시탭 : 많이 팔리는 게 이기는 걸까?
김정남 지음 / 황금부엉이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스티브 잡스는 권력만을 추구하는 비열한 인간으로 묘사되었고 워즈니악은 스티브 잡스가회로 하나, 디자인 하나, 코드 하나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 때문에 워즈니악의 명성을 훔쳐갔다고 비난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기획자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영화감독은 시나리오 한 줄 안 쓰고 단 한 장면에도 출연하지 않고 카메라를 들고 한 장면도 찍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는 바로 이 감독의 역할을 수행했다. 스티브 잡스가 해낸 일을 보면 기획자의 완벽한 모범을 보여줌과 동시에 기획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사실 팀에서 기획자가 소외당하기 쉬운 이유는 간단하다. 기획자는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획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눈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능력이다.

“스티브 잡스가 사람을 모으는 무기는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획자 스티브 잡스의 역량은 매킨토시 개발에서 극대화된다. 개발자들이 자신의 온 열정을 매킨토시에 쏟아부을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의 원대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팀원들에게 매킨토시야말로 컴퓨터의 미래라고 외치면서 개발자 각자의 인생에서 최고의 일을 하고 잇다고 믿게 했다. ‘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러 왔다. 그렇지 않으면 왜 우리가 여기에 있겠는가?’라며 개발자들을 독려햇다.”

스티브 잡스는 비전을 제시해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큰일 뿐 아니라 좋은 아이디와 나쁜 아이디어를 고르고 작업성과를 체크하고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 잘못을 지적했다. 스케줄 관리 역시 그의 일이었고 부품선정과 협력사 발굴, 설득에 나섰으며 광고제작에도 관여했고 언론사를 돌아다니고 이벤트를 챙기면서 매킨토시를 홍보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해 많은 책들이 나와 있다. 이책이 설명하는 스티브 잡스는 여러 다른 책들이 그리는 스티브 잡스와 다른 것은 없다. 그 많은 책이 나왔는데 이책만 다르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이책은 스티브 잡스에 대해 그리고 애플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다 다른 책에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 사실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해석한다. 위에서 인용한 것처럼 스티브 잡스를 기획자로 정의하고 그의 행적을 재해석하는 것이 그 예이다.

다빈치식 창의성, 현실왜곡장이라고까지 불리는 설득력, 긍정적 마인드, 과감한 도전정신, 황금배짱, 고집 등 스티브 잡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많은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이책에서 새로운 것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모든 이유를 한 마디로 요약해 재해석하는 것 역시 이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이 수많은 것들은 결국 하나로 압축할 수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 때문에 남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다. 그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것도 결국 일에 대한 강렬한 열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열정은 다른 사람에게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애플에서 쫓겨난 후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애플에 복귀할 때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이 멋져 보이는 것 역시 그가 진짜 사랑하는 제품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이야말로 그의 프리젠테이션의 비밀이다.

그의 위대함과 그의 결점마저도 일을 너무나 사랑한 탓이다. 애플 직원을 뽑을 때도 애플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본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자신만큼 직원들도 일을 사랑하게 만들어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성공은 일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진 열정 덕분이다.”

이책에서 새로운 사실을 읽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책을 보다보면 저자가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왔는지 느낄 수 있다. 많은 책들이 스티브 잡스에 대해 말하고 애플에 대해 말하지만 이책의 저자처럼 기획자, 열정이란 단어로 깔끔하게 그의 모습을 그려내는 책은 드물다.


평점 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