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레인 -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에 진화하는 현대인의 뇌
개리 스몰 & 지지 보건 지음, 조창연 옮김 / 지와사랑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리타는 저녁식사 후 이메일을 보내고 저녁 뉴스를 보면 쉬고 있었다. 아나운서가 뉴스를 전달하는 동안, 화면 아래 자막 뉴스를 따라 읽고 있었다. 정신이 산란하여 자막뉴스가 그 시간대의 헤드라인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없었다. 잠시 후 프라임 시간대에는 화면 아래 귀퉁이에 드라마 정보를 알려주는 팝업광고가 떴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두통이 날 지경이다.

TV 시청이 끝나고 리타는 13살짜리 딸의 숙제를 챙겨주고 있었다. 그녀는 딸아이의 방을 조종실이라고 부르는데 컴퓨터 장비와 책으로 둘러싸여 있는 책상 앞에서 무르ㅠ에 키보드를 얹고 헤드폰으로 아이팟의 음악을 들으며 틴구들과 화상채팅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게 요즘 아이들의 공부 방식이란다. 위키피디아에서 공부할 내용을 찾으면서 동시에 마이스페이스에 새로운 사진을 올린다. 리타가 역사 숙제는 어떻게 되어가냐고 묻자 화상채팅을 함녀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이책이 설명하려는 상황이다. 밀레니얼 세대, 81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자랄 때부터 컴퓨터를 끼고 살았고 컴퓨터 없는 생활은 겪어본 일이 없는 세대. 이책은 그들 세대가 이전 세대와 어떻게 다른가를 뇌구조에서 찾는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위의 상황에서 잘 설명된다. 이들의 특징으로 흔히 멀티태스킹을 든다. 그러나 그들의 부모 세대는 그런 그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그렇게 직접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도 안되는 것이다.

이책은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어릴 때부터 디지털 원주민으로서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서 뇌구조가 멀티태스킹에 적응했기 때문이며 그런 기술적 환경을 즐기기 때문이라 말한다.

“디지털 원주민은 여러 일을 동시에 작업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으며 시청각 자극에 즉각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도록 이들의 뇌가 변화하고 잇다. 이들은 디지털 자극의 영향으로 좀 더 빠르게 반응하며 구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코딩한다.”

이들은 빠르게 모니터를 스쳐가는 정보들을 처리하는데 능숙하다. 구글 검색을 했다고 하자. 검색결과를 일일히 확인하고 원하는 것을 얻는데는 빠른 정보처리능력이 필요하다. 이들은 “뇌가 무의식적 차원에서 정보를 분석하고 행동을 진행할 지 여부를 동시적로 결정한다.”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데 능숙하기에 이들은 컴퓨터의 CPU가 시분할로 명령어들에 처리시간을 할당하듯이 검색을 하면서 검색결과를 판단하고 동시에 채팅을 하고 헤드라인 뉴스 자막을 확인하는 등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자극에 노출되면서 그들의 뇌구조가 멀티태스킹에 적합하도록 구조화되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멀티태스킹은 디지털 원주민들이 즉각적인 만족감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장기적인 목표 설정에 무관심하게 만든다. 또한 동시에 작업을 경쟁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심층적이기보다는 피상적으로 정보를 이해하기 쉽다. 교육자들은 멀티태스킹 작업을 하는 젊은이들의 학업 방식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지속적이고 지나친 멀티태스킹 작업은 전두엽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여 추상적인 사고에 지장을 주어 통합적인 사고를 하거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이 메신저나 게임 등에서 얻어지는 즉각적인 만족에 빠져서 이를 위한 방법이나 요령 터득에만 몰두한다면 일시적인 충동에 대한 만족을 참아가면서 지루하고 재미없는 프로젝트나 작업을 완성하는 법을 터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멀티태스킹의 부작용으로 주의력 결핍증(ADD)이 급증하는 것으로 우려한다. 부작용은 그뿐 만이 아니다.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나타난 게임중독증, 인터넷 쇼핑중독증, 인터넷 도박 중독증, 인터넷 포르노 중독증 등도 문제이다.

그러나 저자는 가장 심각한 것은 공감능력에 바탕한 사회적 능력의 퇴보를 지적한다. 그런 극단적인 예로 저자는 인디고 아이들을 든다.

“이 아이들은 뛰어난 창조성과 심령능력, 치료 능력을 가졌다ㅣ고 알려졌으며 영재들의 전형적인 특징인 뛰어난 지능, 성숙함, 직관, 창조성 등을 갖는다. 그러나 학습장애나 ADHD, 자폐증, 아스퍼거 증후군 등의 다른 특징들은 ADHD 증상과 매우 흡사하다. 인디고 아이들은 ADHD 증상을 가진 높은 지능의 아이들이라고 볼 수 잇다.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진 이 아이들은 종종 제도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다. 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을 따분해하고 느리게 진행되는 교과 과정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빠른 자극에 길들여진 디지털 원주민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 집이나 학교에서 멍하게 있기도 하고 간혹 적대적이고 논쟁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이들 중에 많은 아이들은 능력에 비해 성적이 낮으며 전형적인 ADHD 증상 즉 충동적이고 안절부절 못하고 정리에 서툴고 멍하니 있고 세세한 것에 집중하지 못한다.

오늘날의 아이들은 생애 초기부터 디지털 기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뇌신경회로가 변형되었고 그로 인해 주의력 결핍 문제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창조성과 통찰력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는 관점에서 인디고 현상을 설명해볼 수 있다.”

문제는 인디고 아이들이 주의력 결핍 뿐 아니라 사회적 능력이 결여된 자폐증에 가까운 특징이다. “뇌의 진화방향이 새로운 기술로 서서히 옮겨가면서 대화시 상대의 표정을 읽거나 섬세한 제스처를 통해 감정적 맥락을 파악하는 등 기본적인 사회성 기술은 뇌에서 멀어지고 잇다. 우리가 컴퓨터를 1시간 사용할 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전통적인 대면 시간이 30분 정도 감소한다. 그 결과 사람과의 접촉을 관할하는 뇌신경망이 감소하여 사회적 상호작용을 서투르게 한다.”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의 가장 큰 문제점을 사회적 기술의 부족이라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어릴 때 부족했던 능력은 성인이 된 후에도 배울 수 있고 우리의 뇌는 그에 따라 재조직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들이 부족한 것을 알게 하고 그 부족한 것을 채우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디지털 기술의 미래를 어둡게만 보지는 않는다. “현재의 테크놀로지는 뇌의 각 영역들을 개별적으로 자극하는 수준이지만 테크놀로지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제하는 복잡한 신경망을 강화해준다는 새로운 과학적 증거들이 나오고 잇다. 다른 게임자들과 함게 인터랙티브한 게임을 할 때의 뇌를 조사했는데 게임이 사회성 기술을 통제하는 뇌 영역들을 활성화하고 있음이 밝혀졋다. 이 연구결과로 인간의 대면적인 상호작용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대인관계 기술 프로그램의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미래의 뇌가 수십년 안에 구체적으로 드러나겠지만 그것은 다름 아닌 현재의 우리 뇌가 진화한 결과인 것이다.”

그러면 미래의 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저자는 미래의 뇌를 이렇게 예상하며 이책을 끝낸다. “이래에는 새로운 능력을 갖춘 뇌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 미래의 뇌는 기술적으로 잘 적응되어 있고 새로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멀티태스킹 뿐만 아니라 집중능력도 뛰어나며 언어적 기술과 비언어적 기술을 세심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뇌는 스스로를 주장하는 방법을 알 뿐만 아니라 공감능력을 갖고 뛰어난 인간관계 기술로 스스로 창조성을 증진하는 능력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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