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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포인트 - 선택과 결정의 힘
마이클 유심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리더십에 대한 말들은 많지만 리더가 무엇인가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리더란 결정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책은 리더로서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결정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결정하는가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나 한사람의 일을 결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책임도 내가 지고 결정의 결과도 내가 감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운명까지 내 결정에 달려있다면 이야기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조직의 리더로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 결정을 내리는 자로서 리더는 그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이책의 저자는 그 자격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먼저 리더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즉 조직 내에서 결정을 내리는 자로 인식되며 권위가 부여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그러한 권위가 부여된다고 아무나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자리에 맞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능력은 2가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첫째는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분석력이다.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훈련과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다. 판단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고 그 데이터를 근거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나 결정은 데이터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결정은 충분한 데이터 없이 내려지게 마련이다. 미 해병대의 경우 70%의 데이터가 모아졌으면 결정을 할 시간이 되었다고 본다.
둘째는 바로 결정할 순간 즉 이책의 제목인 고 포인트를 감지하고 결정을 할 수 있는 결단력이다. 거의 모든 결정은 아직 상황이 분명하지 않았을 때 내려질 수 밖에 없다. 즉 모든 결정에는 리스크가 있다. 그 리스크에 얼어버리지 않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리더의 역할과 능력은 크게 보아 이 두가지가 전부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달린다고 저자는 말한다. 첫째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에는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는가가 문제가 된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사람을 통해 모아지고 사람을 통해 리더에게 전해진다. 그리고 리더가 내린 결정은 사람은 통해 집행된다. 그렇다면 조직의 결정권자로서 리더에게 주어진 최대의 자원은 그 조직의 사람이다. 그 사람을 최대한 활용하여 정보를 모으는 네트웤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결정을 집행할 사람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정보의 네트웤은 조직 내부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직 내에 도는 정보는 결국 비슷한 경험과 세계관 때문에 다양성이 부족하고 그런 다양하지 않은 정보만으로 결정을 할 경우 편향될 우려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저자는 결정의 내용에 대해서도 조건을 단다. 리더의 윤리성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리더로서 뛰어난 판단력과 결단력을 갖추고도 조직을 파멸로 이끈 사건이 2002년에 연이어 터졌다. 엔론과 타이코의 몰락이다. 두 경우 모두 결정권자로서 리더의 능력은 뛰어났지만 그들은 조직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결정을 내렸고 그래서 조직이 파멸했다.
금전적인 성공이 모든 것이라 말하는 풍조는 리더십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기심에 기초한 결정권자는 조직만이 아니라 결국은 자신마저 파멸시켰다. 조직의 리더는 자신이 아니라 조직을 앞세워 자신에게 주어진 결정권을 행사할 때 조직도 자신도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위에 요약한 내용은 사실 별 것은 없다. 이책의 진짜 내용은 위에서 요약한 골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책의 저자가 위에서 요약한 내용을 말하기 위해 동원한 사례들에 있다. 저자는 위에서 요약한 내용들은 결국 책을 덮으면 잊혀질 것이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위에서 요약한 내용은 실제 경험을 통해 각인된 것이라야 실제 결정을 할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을 통해 경험을 전달할 수는 없다. 저자는 그 대안으로 자신이 말하려는 포인트에 해당하는 사례를 자세히 분석해 보여주면서 간접경험을 통해 일종의 템플릿으로 즉 본보기로 기억하기를 바란다.
결정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왔고 앞으로도 나올 것이다. 이책의 내용은 그책들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고 다를 이유도 없다. 오히려 다른 책들보다 더 적은 내용을 담고 있어 빈약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많은 내용을 담는 것보다 본보기로 실제 결정을 할 때 도움이 될 사례분석을 깊이있게 하여 핵심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이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저자의 의도는 완전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부분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평점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