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트래블러 - 안락의자 마케터에서 교실 밖 마케터로
황성욱 지음 / 마젤란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마케팅 여행자라는 이책의 제목은 이책의 특성과 맞아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책의 내용을 대표하는 제목은 아니다.

이책의 제목이 여행자가 된 것은 이책에서 들고 있는 케이스들이 저자가 직접 발로 뛰어 확인, 발굴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책에는 마케팅, 경영서적에 자주 등장하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하이얼이라든가 그라민 은행, 유니클로, 도요타 등이다. 그러나 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우리가 경영서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제3세계의 사례들이나 OECD 국가의 기업이라도 잘 다루어지지 않는 경우들이다. 그리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의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저자가 직접 사례를 발굴하거나 알려진 사례라도 재구성했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의 큰 장점은 현장성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성만으로 책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장성있는 사례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가가 더 중요하다. 그러면 이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이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하자면 차별화를 다시 생각하자는 것이다.

차별화. 많이 하는 말이고 많이 생각하는 말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교과서에서 배운 차별화의 전략들은 빠르게 낡아가고 작년까지만해도 참신하게 보이던 전략도 오늘은 흔해빠진 구닥다리가 된다.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다는 이야기이고 경쟁이 치열한 만큼 트렌드는 빠르게 낡아간다는 말이다.

이책은 바로 그렇게 낡아버린, 작년까지만 해도 첨단이었던 마케팅 트렌드들을 재검토하자는 의미에서 나온 책이다.

이책이 주제로 내세운 I EUREKA는 Issue, Expectation, Unwidening, relationship, Ease, Kontradiction, Alliance의 두문자를 딴 것이다.

이슈는 PR에 관한 것이다. 광고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PR이 중요해졌고 버즈 마케팅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이제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문제는 이야기 거리를 만들라는 것이다. 화제거리 즉 이슈를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Expextation은 고객이 기대하게 만들라 즉 의외성을 만들어 무엇이 나올까 궁금하게 만들라는 말이다. Fun이 유행했었다. 그러나 실제 마케팅에서 펀은 뻔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미있는 광고나 만들고 이벤트나 만들면 끝나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광고만 기억하고 제품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Unwidening은 집중이다. 니치 마켓에 대한 이야기이다. 뻔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것은 세그먼트의 역발상을 말한다. 이책에 소개된 사례로는 고장이나 도난으로 잠시 차가 필요한 사람들을 타깃으로 해서 렌터카 시장 1위로 오른 엔터프라이즈나 가슴이 커서 걱정인 글래머를 대상으로 한 속옷을 만든 라흐뚜드 등의 예를 든다.

이런 식이다. 그게 뭐가 새로운가? 사실 새로울 것 없다. 기존의 마케팅 원칙들을 재검토할 뿐이다. 그러나 이책의 장점은 원칙을 다시 생각하자는 것이다.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언제나 원칙이 적용되는 현장이다. 이책은 지금 현장에서 어떻게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가를 지금의 시점에서 유용할 수 있는 사례들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이책의 의도는 충실히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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