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싱커블 에이지 - 끊임없이 진화하고 복잡해지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시대
조슈아 쿠퍼 라모 지음, 조성숙 옮김 / 알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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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내용을 가장 잘 상징하는 것은 모래탑이다. 이책에 소개된 모래탑 실험의 내용은 이렇다. 모래를 한알씩 떨어트리면 원추형의 모래탑이 형성된다. 한알씩 떨어지는 모래들은 스스로 관계를 맺으면서 시스템을 형성하게 되고 가장 안정적인 형태로서 원추형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계속 모래알이 떨어지다보면 어느 순간 모래탑은 무너지게 된다.

문제는 그 모래탑이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려면 모래입자들이 서로 이루는 관계의 시스템을 계산해내야 하는데 모래 한알이 추가될 때마다 그 관계의 시스템은 그때마다 달라진다. 한알 한알이 변수이고 그 한알 한알의 관계 역시 변수이다. 그러나 그 변수를 계산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모래탑은 복잡계의 예이다. 우연히 형성되는 시스템. 문제는 우리의 환경을 이루는 시스템들은 갈수록 복잡계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얼마전 무너진 글로벌 금융시스템도 복잡계이고 9.11로 달라진 국제안보환경도 복잡계이며 우리가 매일 참여하는 시장경제도 복잡계이다.

저자가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그 시스템을 복잡계라 이해하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예를 들어 국제안보 환경의 경우 냉전시대만 하더라도 뉴튼역학식의 단순 인과관계로 생각이 가능했다. 국제무대의 행위자는 국가이고 그 국가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다. 그러나 알카에다나 헤즈볼라와 같은 비국가 행위자가 핵심 참여자가 되면서 그런 식으로 현실을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서브프라임 대출 자체는 지금 같은 규모의 문제를 낳을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파생상품이나 헤지펀드도 각각으로 보면 지금 같은 규모의 문제를 낳을 거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이 매시업되면서 베이징의 나비가 팔락인 것이 멕시코만에 태풍을 만들 듯 예측할 수 없었던 사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측불가능성 이것이 복잡계의 특징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복잡계가 우리의 환경일 때 우리는 어떻게 사고방식을 바꾸고 행동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가 이책의 질문이다.

이책의 저자는 우선 우리의 뉴튼역학식의 단순한 인과관계 사고모델을 복잡계에선 쓸데가 없다고 지적한다. 복잡계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복잡계에서 가능한 것은 일기예보에서처럼 직전에 조짐을 파악하고 경보를 울리는 것뿐이다. 내년 이맘 때 눈이 올지 비가 올지 태풍이 불지는 알 수 없다.

저자는 그런 조짐을 알려면 시스템적 사고를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시스템을 이루는 네트웍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베이징의 나비가 펄럭이는 것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언제든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그예로 저자는 경영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브라질의 셈코를 들고 있다.

셈코가 유명한 것은 출퇴근 시간도 업무도 직원 스스로 정하고 월급조차 스스로 정하며 사장도 직원이 몇 명인지 모르는 철저한 평형조직때문이다.

셈코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런 조직을 갖게 된 것은 적응의 결과였다. 현재 대표가 아버지의 후임으로 회사를 맡았던 무렵 브라질의 인플레는 연간 200%면 양호한 것이고 1000%는 드문 일이 아니었다. 당연히 금리도 높아졌다. 30%는 적은 것이고 1990년 무렵에는 1000%까지 물어야 했다.

셈코는 기술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이런 식으로는 운영이 될 수가 없다. 그래서 임금을 깎을 것인가 감원을 할 것인가 직원들에게 물었고 그들은 임금을 깎겠다. 대신 회사의 이익금을 분배해달라 회사비용으로 나가는 수표에 노조대표가 공동으로 사인하게 해달라고 했다. 잃을 것이 없었던 사장은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회사는 2달만에 흑자로 바뀌엇다.

직원들이 의욕을 내게 된 것이다. 그후 살인적인 인플레가 진정된 후에도 사장은 그 시스템을 그대로 살리기로 했고 지금처럼 직원들이 스스로 자기 할일을 정할 있고 급여까지 스스로 정하는 철저한 분권조직으로 바뀐 것이다. 셈코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그것은 분권시스템이 적응력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셈코의 예를 들면서 복잡계의 네트웍을 이루는 사람들이 바로 복잡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의 열쇠라고 말한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사실 이책의 내용은 별 내용이 아니랄 수 잇다. 복잡계에 대해 알고 있다면 더더욱 별 내용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자신이 발로 뛰면서 얻은 사례들을 연결하면서 위에서 요약한 내용들을 생생하면서 알기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례들이 동원되어 그려지는 이미지는 명료하다. 충분히 추천할만한 책이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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