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의 미래 - 디지털 기억 혁명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고든 벨.짐 겜멜 지음, 홍성준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이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저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맡고 있는 라이프 로깅이란 프라젝트에 관한 것이다.

라이프 로깅이란 컴퓨터의 모든 이벤트가 로그 파일에 기록되듯이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들도 기록으로 남는 것을 말한다.

저자들이 말하는 것은 이렇다. 센서와 저장기술의 발달, 그리고 핸드폰이나 노트북은 물론 집안의 전기기기와 자동차 등 모든 곳에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사실상의 컴퓨터들이 내장되어 가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입는 의복에도 센서가 내장되고 그 센서에 잡히는 데이터들이 처리되어 저장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데이터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저자들의 예는 이렇다. 내가 그 가방을 어디에 두었더라? 한참을 찾아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내가 듣고 보는 모든 이벤트가 기계에 로깅 즉 기록되어 저장되는 때에는 그 기록된 데이터를 검색해 그 가방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예를 그외에도 여러가지이다. 우리가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찰을 받을 때를 생각해보라. 어제 드신 것이 무엇인가요? 열이 언제부터 나기 시작했죠? 1부터 10까지로 점수를 줄 때 지금 고통이 몇점입니까? 이런 질문들이 오고간다. 그리고 우리의 답은 그리 신통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 몸에 달고 다니는 센서가 혈압을 측정하고 체온을 잰 데이터들이 있다면 그 데이터를 봅시다로 진찰은 휠씬 정확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예는 교육이다. 공부할 때나 수업을 들을 때 학생의 습관을 분석할 데이터가 있다면 그 데이터로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건 교사의 교수법에도 마찬가지이다.

범죄수사에도 마찬가지이다. 피해자의 라이프 로그를 분석한다면 범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용의자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쉽게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은 거기서 더 나아가 진정한 아바타의 도래도 예언한다. 라이프 로깅이 있다면 내 행동패턴과 사고패턴의 풍부한 데이터가 준비된 것이다. 이 데이터를 기초로 그 패턴을 분석해 그 패턴을 반복하는 가상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수퍼맨 영화에서 수퍼맨이 친부모의 가상 캐릭터와 대화를 하듯이 말이다.

이책에서 제시되는 라이프 로깅의 비전은 이런 모습이다. 지금의 기술로는 벅차거나 다소 무리이지만 기술발전의 속도로 봐서는 저자들의 전망이 터무니 없지는 않다. 그리고 어느정도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를 확대해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이책에서 제시되는 예들은 지금도 나와 있는 솔루션들이 많이 언급된다.

상당히 재미있는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저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비전이 10년후 정도에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라이프 로깅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은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문제는 데이터가 아니라 그 데이터에서 make sense하는 것이다.

이번주 The Economist의 특집은 기업들의 데이터 마이닝에 관한 것이었다. 기업과 정부는 방대한 데이터 더미를 쌓아왔고 그 축정량의 증가율은 갈수록 높아진다. 그 결과 Big Data라 부르는 상황이 되었다. 데이터는 많은데 그 데이터를 크런칭해내는 기술은 걸음마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문제는 라이프 로깅이 의미가 있으려면 음성을 문자로 변화할 수 있는 음성인식기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해결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가 문제이다. 현재의 기술로는 가까운 장래에 그런 날이 올지 잘 모르겠다.

물론 이 두가지 약점을 해결하는 혁신이 있다면 라이프 로깅은 저자들이 말하듯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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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지털 혁명의 미래 -고든 벨
    from 김재호의 디지털보단 아날로그 2010-05-23 10:19 
    디지털 혁명의 미래 - 고든 벨.짐 겜멜 지음, 홍성준 옮김/청림출판 구글드라는 책과 함께 얼마전에 주목을 받았다가 금새 잠잠해진, 이대로 묻혀버리긴 아까운 책이다. 구글드처럼 다른 책에서 했던 얘기 또하고 또하는 책보다는 훨씬 알찬 내용이니 과학이나 신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인데, 무슨 프로젝트인가 하면 인간의 기억을 디지털로 저장하는 것이다. 기억을 저장한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