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잇는 컴퓨터라는 환경을 만들었던 두 사람의 라이벌을 비교라는 것이다. IT산업이 만들어진 것은 2차대전이후부터 역사가 짧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IT산업의 역사는 80년대 이후부터이다. 개인이 쓸 수 있는 PC가 나오고 PC가 비즈니스 툴로 정착한 이후부터이다. 그리고 그 PC라는 시장이 만들어진 이후 그 시장을 대표한 것은 이책의 주인공인 두 라이벌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이다. 한 시대를 만든 두 사람인만큼 그들에 대한 책은 시중에 넘친다. 그러나 두 사람을 같이 다룬 책은 기억하기로는 이책이 처음이다.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왜 그런 시도를 아무도 하지 않았을까? 1955년생인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베이비 부머 세대인 둘은 그 세대가 드렇듯이 권위를 싫어하는 반항적인 성격이었다. 베이비 붐 세대는 역사적으로 시대를 가르는 혁신을 이룬 경우가 많앗다. 종교혁명이 그러했고 산업혁명이 그러했으며 IT 기술을 꽃피운 것도 베이비 붐 세대이다. 혁신이란 창의성이 만드는 것이고 창의성은 기성의 질서에 대한 거부와 그에 대한 대안에서 시작된다.그리고 IT 혁명을 이끈 베이비 부머들의 대표가 스티브 잡과 빌 게이츠이다. 두 사람 모두 반항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엇으며 창의적이었다는 데서는 같다. 그들이 대표하는 세대의 특징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두 사람을 나란히 놓고 봤을 때 둘 중에서 그들 세대를 더 잘 대표하는 것은 스티브 잡스로 보인다. 스티브 잡스만큼 베이비 붐 세대의 문화엿던 히피 문화와 반문화 운동의 정신을 평생토록 구현한 사람도 드물다. 스티브 잡스를 보통 치어 리더라고 부른다. 컴퓨터로 세상을 바꾸자는 비전으로 애플을 이끌었고 그의 변덕스럽고 이기적이며 후안무치할 뿐더러 막 나가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매력은 그의 비전을 보여주는 능력이었다. 그러나 그에 비해 빌 게이츠는 프로그래머로 경력을 시작한 사람답게 합리적이며 전략적인 사고가 지배하는 사람으로 제시된다. 인터넷과 같이 사업가로서 판단을 잘못한 경우도 꽤 있었지만 기회를 알아보고 그 기회를 철처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치밀한 사고는 스티브 잡스와는 대비되는 면이다. 이책은 그 두 사람이 어떻게 PC라는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하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그러나 이책은 원대한 구상과는 달리 그 내용은 상당히 부족하다. 라이벌을 비교한다는 시도는 좋았다. 그리고 충분히 두 사람은 비교할만한 대상이다. 그러나 그 비교가 제대로 될려면 두 사람을 제대로 묘사해내야 한다. 물론 이책에는 두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전기적 사실들이 비교적 충실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들을 당시 그들이 활동했던 IT 산업의 흐름과 연결시키면서 풍부하게 살려낸다. 그러나 이책에서 두 사람의 살아있는 개성이 느껴지는가란 질문에는 글쎄라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성격은 제시되고 잇지만 그것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어 그려지지를 않는다. 시도는 좋았지만 저자의 상상력이 부족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