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원 김홍도 ㅣ 열화당 미술책방 23
오주석 지음 / 열화당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이책은 선택을 잘못한 경우이다. 이책을 쓴 오주석은 대중적인 저서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책도 대중적인 책일 것이라 착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단원에 대한 평전이라거나 그의 그림세계를 평이하게 접근하는 책이 아니다. 이책은 학술자료집에 가깝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책이 나오게 된 계기를 1995년 김홍도 탄신 250주년 기념전이라 말한다. 이책은 그 행사의 일환으로서 일종의 레퍼런스로 제작된 것이었다. 당연히 그런 성격이기 때문이에 비매품으로 나온 것을 열화당에서 시판용으로 다시 제작한 것이다.
그러한 이책의 제작 배경은 이책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이책은 논문에 가깝다. 아니 논문이라기 보다는 지금까지 단원에 대해 밝혀진 사실들과 연구결과들을 하나의 책으로 집약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의 구성은 미치도록 지루하다. 김홍도 집안의 족보를 섭렵하는 데서부터 김홍도의 수많은 호와 자들을 뒤져가면서 그 연원을 따지는데 이르면 흥미삼아 이책을 집어든 사람으로선 식겁할 지경이다. 게다가 단원의 생애에 대해선 편년체로 지루하게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이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치도록 지루하다. 연구를 위해서나 김홍도에 대한 글을 쓸 목적이라면 환영할만한 책이나 재미로 볼 책은 절대 아니다.
물론 이책은 자료집으로서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현존하는 단원 그림 300여점 중 100여점에 달하는 그림들을 도판으로 수록하고 있고 유명한 평론가인 저자의 세심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다. 그러나 이책의 판형이 보통 신국판이고 도판도 그 작은 면적에 다 채우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도록으로 이책을 사는 것도 별 의미는 없다.
결론적으로 이책은 연구자를 위한 책이지 단원을 알고 싶어하는 보통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