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도박 - 신규사업 성공의 비밀
앤드류 캠벨.로버트 파크 지음, 이상욱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이책의 저자들이 하지는 않았지만 하고 싶은 말이라 생각된다. 너무나 많은 경영진들이 성장을 위해 무턱대고 신규사업을 벌이면서 너무나 많은 돈이 허공으로 사려졌다고 저자들은 탄식한다. 저자들은 신규사업에 투자한 돈을 라스베거스의 카지노에 썼다면 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라 개탄한다. 저자들이 구축한 DB에서 신규사업의 성공률은 1%도 되지 않는다. 이책의 제목처럼 성장은 도박이 된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신규사업이라는 게 원래 그렇게 승률이 낮은 것인가? 저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기업들이 너무나 전략에 대해 무지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성공한 기업이라도 결국 성장률은 S자 커브를 그리면서 정체되게 마련이다. 성숙기에 들어선 시장에서 남은 일은 저성장에 허덕이면서 연명하거나 몰락을 기다리는 일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될까? 새로운 성장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이책의 서장은 인텔과 맥도널드의 시도를 보여준다. PC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보급률이 정체되면서 CPU 산업은 성숙기에 들어섰다. 맥도널드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비만의 원인으로 공격받고 패스트푸드가 사라져야 할 문화로 몰리면서 맥도널드는 다른 시장으로 진출할 절박한 이유가 있었다.

인텔과 맥도널드는 신중하게 수많은 신규사업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성공한 경우는 거의 드물고 그 드문 경우도 수익은 쥐꼬리이다. 결국 두 회사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느라 쏟아부은 돈과 인력을 거둬들여 본업에 전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오히려 본업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저자들이 드는 다른 회사들의 예는 더 참담하다. 대부분의 경영진들에게 신규사업이란 도박과 마찬가지이다. 99%의 실패가 예상되니 1%의 대박을 위해 99%에 자원을 낭비하라는 권고를 받는다. 저자들은 과연 그런가? 질문을 던진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전략을 제대로 실행한다면 실패율이 그렇게 올라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막말로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신규사업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들을 분석하면서 어떤 신규사업을 선택할 것인지 그 신규사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그리고 그 신규사업이 실패했을 때 어떻게 철수할 것인지에 관해 단계마다 판단기준을 제시한다.

이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신규사업을 선택할 것인가이다. 저자들은 교통신호등이라 명명한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그 사업에서 우리 회사가 경쟁우위를 점할 능력이 있는가? 다시 말해 우리 회사는 그 시장에서 가치우위를 만들만한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둘째 그 사업의 시장은 충분한 수익을 내줄 것으로 생각되는가?

셋째 그 사업을 이해하고 있으며 창업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영자가 있는가? 그리고 그 신규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지원해주면서 사내에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줄 스폰서가 있는가?

넷째 그 사업은 기존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사내의 자원을 놓고 경쟁을 하는 관계가 될 것인가? 경쟁한다면 그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저자들은 이 4가지 기준에서 최소 둘 이상에서 보통 이상일 때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이상이 이책의 핵심을 요약해본 것이다. 물론 이 정도로 이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할 정도가 되지는 않는다. 교통신호등만 하더라도 위에서 요약한 것으로는 제대로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신규사업에 착수한 후 운영에 관한 것이나 철수에 관한 부분은 제외되었다. 그러나 이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결론에서 저자들은 이책이 경영에 현실주의를 심어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끝맺고 잇다. 저자들이 말하듯이 이책이 제시하는 기준을 경영자들이 공유한다면 성장신화에 현혹되어 비현실적인 목표를 쫓으면서 돈을 낭비하고 심지어는 회사를 망하게 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이미 외환위기를 통해 그리고 벤처붐을 통해 그런 경험을 충분히 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책이 널리 읽혔으면 하는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