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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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역자가 후기에서 말하고 있듯이 이책의 성격은 애매하다. 경영서인가? 경영의 원칙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딱히 경영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자기계발서인가?  처세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사고의 원리에 관한 책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만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철학서인가? 미학적 원리에 관한 책이기는 하지만 미학에 관한 것으로 한정되지는 않는다.

이책에 관해 분명한 것은 이책의 주제가 우아함, elegance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주제를 푸는 이책의 방식은 딱히 이렇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쓰여지지 않았다.

이책이 우아함이란 무엇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잇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아함이란 무엇인가란 몇 마디 정의로 우아함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아보인다.

저자는 우아함의 정의에서 출발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우아하다고 할 때 우리는 균형미를 갖는다고 본다. 저자는 이것을 symmetry 즉 대칭성을 갖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단순명쾌하다고 말하는 조건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이를 여백의 미와 생략의 법칙이라 설명한다. 그리고 균형의 미가 있고 여백의 미가 있으며 생략의 법칙이 적용되더라도 그것이 지속가능한 솔루션일 때 우아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우아함에 대해 내리는 정의는 위와 같다. 저자는 그 정의에 따라 우아함의 사례들을 여러분야에서 찾아내 보여준다. 그 분야는 다양하다. 우아함의 감각적 예를 보여주는 예술, 특히 모나리자의 미소에 사용된 생략의 법칙을 보여주며 적용되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에서 시작하는 도요타의 혁신 프로세스와 같이 경영의 사례가 동원되기도 하고 E=MC2와 같은 과학의 사례가 동원되기도 한다.

역자가 후기에서 이책에 관해 설명하기가 난감하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그런 혼란스럽기까지한 설명방식 때문이다. 이책은 분명 우아함을 정의하고 잇기는 하다. 그러나 몇마디 말로 우아함이란 이런 것이라고 설명한다고 우아함을 이해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책은 실질적으로 우아함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내리고 잇지는 않다. 그보다는 우아함이란 어떤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우아함이란 그렇게 밖에 정의할 수 없는 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책이 말하는 우아함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단순명쾌함이다. 복잡한 것을 우아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어떤 대상의 진면목을 단순하게 알기 쉽게 표현할 때 그것을 우아하다고 말한다. 이책에 자주 등장하는 조직이나 규칙의 시스템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책이 말하는 우아함에 가장 가까운 것은 중용일 것이다. 중용을 요즘 말로 하면 타이밍이다. 타이밍은 이해에서 시작한다. 이해하지 못하면 타이밍의 전제인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결과를 낸다는 타이밍의 원칙을 지킬 수 없다. 타이밍을 말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타이밍이 무엇인지는 타이밍을 실제로 보면서 어떻게 타이밍을 이루는가를 보면서 느껴야 한다.

이책이 말하고자 하는 우아함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아함이 무엇인지 말로 정의해봐야 소용없다. 그것은 느껴야 하는 것이고 해봐야 하는 것이며 하는 것을 보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우아함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책은 적절하게 쓰여졌다. 그리고 이책을 덮었을 때 우아함이 무엇인지 느끼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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