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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 세계 트렌드 - 세계를 뒤흔드는 45가지 혁신 키워드
김상훈, 비즈트렌드 연구회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학교 다닐 때 미래학이 과연 학문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수업시간에 다룬 적이 있었다. 수업에서 결론은 그건 학문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오지도 않은 즉 팩트가 아닌 것을 대상으로 어떻게 검증이 가능한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하나의 학문으로 적어도 그렇게 대접은 받는 분위기이다.
이책은 미래학 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3의 물결과 같은 거창한 주장들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요즘의 예측에서 제3의 물결과 같은 문명사적인 단위의 시간은 초장기에 해당한다. 10년만 해도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는 시간단위인 초장기에 속하고 5년만해도 별 의미가 없는 장기이다. 그렇다고 년말과 년초면 많이 소비되는 1년짜리 예측은 이미 왠만한 사람이면 다 아는 소리들이 반복될 뿐이다. 단기로 쓸만한 기간은 3년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은 당장 눈앞에 나타나고 있는 1년단위 예측이 아니라 조짐이 보이고 단기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예측들을 3년단위의 시간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이책에 나오는 예측들도 사실 1년짜리 예측과 그리 다를 것은 없다. 왜냐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령 경영서적을 많이 보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회적 책임, 감성소비, 이성소비, 오감 브랜딩, 디지털 네이티브 등이라든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다극화 등 그리 새롭지도 낯설지도 않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예측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세상이 눈이 돌아가게 변한다지만 3년정도에 실현되거나 본격화 또는 강화되는 트렌드라면 이미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고 있는 것들일 수 밖에 없다.
사실 이책에 등장하는 트렌드라는 것이 경영서적을 열심히 보거나 외국잡지를 열심히 본 사람이라면 별 새로울 것이 없는 것들이다. 실제 이책의 각 장들은 그런 경영서적이나 외국잡지, 국제기구나 컨설팅업체의 보고서들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책의 가치는 무엇인가? 바로 요약에 있다. 저자들이 특별한 예측력이 있거나 대단한 혜안이 있어서 이런 책을 보는 것이 아니다. 그 바닥의 전문가들이라면 3년 정도의 단기 트렌드는 보이게 마련이다. 그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면 그것이 거의 정확한 예측이다. 이책은 그런 전문가들의 합의를 몇 페이지 정도로 요약해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책에 소개된 모든 분야를 한사람이 다 알수도 없고 그 분야의 두꺼운 서적들과 보고서들을 다 읽고 있을 사람도 없다. 그러나 이 책 한권을 읽는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점이 이책의 미덕이다.
간단하게 요령있게 요약된 한 챕터 한 챕터를 읽어나가면서 알고 있는 트렌드를 재확인하고 알기는 알지만 잘 몰랐던 사항을 체크하는 의미이다. 그리고 저자들의 글쓰기도 상당히 요령있고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 추천할만한 책이다.
평점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