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1 - 인도로 가는 길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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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이란 이름은 인문학 서적에서 하나의 브랜드이다. 그것도 상당히 막강한 지명도를 가진 파워 브랜드이다. 어떤 기업이든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마케팅 이론의 상당부분은 브랜드 구축에 할애되어 있다.

브랜드가 중요한 것은 그 이름을 건 상품에 대해 소비자는 특정한 기대를 갖는다는 것이다. 명품의류라든가 자동차같은 경우 써보기 전에는 질을 알 수 없다. 그러나 벤츠니까 당연히~~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벤츠라는 브랜드가 성공했다는 말이 된다.

그러면 문화시장에서 브랜드 구축에 성공한 김용옥이란 이름은 무엇을 보장하는가? 재미와 품질이다. 사실 김용옥이 쓴 동양철학서적들은 오리지널한 것은 거의 없다. 그의 말대로 김용옥은 아카데미에 묻힌 논의들을 대중이 맛보기 쉽게 포장을 바꿔 유통하는 지식의 거간꾼일 뿐이다. 물론 학자로서 그 자신의 오리지널한 이론도 잇지만 그것은 사실 거의 인기가 없고 그의 책을 읽는 사람들도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대개 모른다.

이책 역시 오리지널한 내용은 거의 없다. 이책의 내용은 석가모니가 살아 있을 때 그가 깨달은 것 그가 말한 것 그가 생각한 것 즉 후대에 그의 이름에 가탁하여 덧붙여진 것이 아니라 그의 오리지널한 사상이라 할 수 있는 부분만 추적해 근본불교의 교리를 재구성한 것이다.

가령 해탈, 열반이 불교의 목표라 생각한다 석가모니 생전에도 교단에서 그런 말은 쓰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불교교단에서 말하는 뜻으로 말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깨달음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깨달음의 목표는 다들 알고 있듯이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석가모니가 깨달은 내용은 연기론 하나 뿐이고 연기를 깨닫는 것이 고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것이다. 무아론이나 계정혜 3학이나 사성제등의 논의는 연기론에서 파생되는 것일 뿐이다.

이 정도의 내용이 이책의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한 것이다. 이런 정도는 사실 초기불교에 관한 서적이면 다들 논의하는 것이다. 어릴 때 현암사에서 나온 일본학자의 책을 본 기억이 나는데 지금부터 따지면 거의 반세기전의 책이다. 그런데도 이책의 내용과 그리 대차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면 이책을 왜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할만하다. 사실 초기불교에 관한 서적의 내용은 일정수준의 스칼라십을 갖춘 학자가 쓴 것이라면 대차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책은 김용옥이란 브랜드가 약속하는 품질이 있다.

김용옥이 쓴 책은 맛이 난다. 무슨 말이냐? 초기불교에 대한 책을 여러권을 보았지만 이책에 비하면 생고기를 씹는 느낌이다. 생고기를 씹어서 소화하는 것은 물론 그전에 익히는 것까지 독자 스스로 해야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김용옥의 책들은 그런 과정을 저자 스스로 다해준다. 독자는 받아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주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읽는 재미가 있게 쓰여진다는 것이 김용옥 브랜드의 장점이다. 이책도 예외는 아니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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