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대한 가십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
탕민 엮음, 이화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0월

가십거리는 연예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에도 수많은 가십거리가 있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란 제목을 가진 이책의 내용은 실제 제목과는 상관이 없다. 이책의 내용은 역사의 흥미거리를 모아놓은 것이다.

이책에는 히틀러는 과연 자살한 것인가 어디로 도망친것인가?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군대가 패한 것은 전염병 때문인가 아니면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것같은 황당한 전술들 때문인가? 칭기스칸의 무덤은 어디 있을까? 독일군은 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막지 못햇는가? 등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느꼈을 만한 문제들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이책은 당연히 재미를 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로마군은 왜 최강이었는지, 칭기스칸의 몽골기병들은 왜 최강이었는지 와 같이 이책에 제목과 어울릴법한 내용도 간간히 있지만 이책의 대부분은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읽고 잊어버려도 그만인 재미삼아 있을 거리이다.

책의 내용이 그렇더라도 책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책을 읽더라도 배울 것은 얼마든지 잇기 때문이다. 가령 이책에서 청일전쟁에서 중국의 북양함대가 괴멸한 것에 대해 기술하는 부분이 그런 부분이다. 이책에 따르면 당시 북양함대는 장비면에서 일본의 함대보다 절대 뒤지 않았고 오히려 스펙상으로 우월했었다. 북양함대에 들인 돈이 10이라면 일본함대엔 6의 돈이 투입되었고 북양함대의 전함들은 당시 영국에서 제조된 최신예 함정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부정부패로 예산이 빼돌려져 보수와 유지가 제대로 되어 잇지 않았고 기강이 문란했기 때문에 훈련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당나라 군대였던 것이 청이 패전한 이유이지 장비의 열세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배울 점이 많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책의 내용 대부분은 그냥 재미삼아 읽을 거리들이다. 게다가 그중 상당부분은 이미 상식적으로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 관심이 있어 그 분야에 대해 읽어봤으면 이미 알고 있는 새롭지 않은 것들이 상당부분이다. 그리고 많은 주제를 짧은 분량으로 다루면서 주마간산으로 넘어가고 잇기 때문에 내용에도 깊이가 없다. 그러나 재미삼아 읽는데는 충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