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10 - 제4부 듄의 신황제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원서 4권의 시작인 10권은 앞에서처럼 존재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하이데거가 말한 것처럼 존재의 의미가 드러나는 것은 시간에서이다. 교과서에도 실리게 된 '드래곤 라자'라는 판타지 소설의 저자는 시간의 차이에서 어쩔 수 없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존재의 의미를 주제로 삼고 있다. 100년도 못사는 인간과 수천년을 사는 엘프, 불멸에 가까운 시간을 사는 드래곤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역사를 그리면서 그들의 충돌은 서로 다른 존재자들이 다른 시간의 길이를 가지면서 다른 존재를 가지게 되었고 서로 존재가 다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을 보여준다.

듄의 처음에는 드래곤 라자의 저자가 쓴 다른 책인 퓨쳐 워커에서처럼 미래를 걷는 자 즉 미래가 곧 현재인 자를 보여준다. 그러나 퓨쳐 워커와 달리 듄에서 미래를 걷는 자는 처음부터 미래를 걸었던 것이 아니다. 지금을 걷다 각성한 자이기에 갑자기 존재가 달라진 존재자가 자신의 달라진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려하는가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저자는 조상의 자아와 기억을 갖게 된 존재자를 그리면서 현재를 살아가게 되어 있는 존재자가 거의 무한의 과거로 자신의 존재가 확장되었을 때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준다.

그리고 4권에서 저자는 무한의 과거와 무한의 미래를 현재로 살아가는 존재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4권은 아트레이드 황조의 2대 황제인 레오의 통치가 3500년을 이어진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3500년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리고 레오는 인간이 아니게 되었다. 모래벌레로 변하기 직전의 벌레의 몸을 가진 자이다.

인간의 몸이 아닌 인간의 존재와는 다른 존재를 갖는 레오는 어쩌면 그가 제국의 신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신인지도 모른다. 그가 모래벌레이든 신이든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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