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그렇게 분명하지 않은 의미의 제목을 가진 이책의 주제는 간단하다. 경영에 디자인적인 사고방식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21세기와 20세기의 경영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20세기의 경영을 지배한 원리는 합리성, 특히 그중에서도 effectiveness였다. 식스 시그마는 그 절정이었고 완성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 시장은 어떻게 되었는가? 너도 나도 효율과 무결점을 향해 가다보니 브랜드간에 차별성이 없어졌다. 품질로 나를 선택하라고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차별화는 경쟁의 기본이다. 그러나 더 이상 차별화는 누구나 눈에 보이는 합리성을 따라 가면 쟁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가? 차별화는 여전히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어떻게 혁신을 할 것인가? 저자는 사고의 원리를 바꾸자고 말한다. 이미 있는 팩트를 근거로 사고를 해나가는 공학이나 재무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없는 것을 현실에 만드는 것이 사고의 원리일 수 밖에 없는 디자인적 사고로 바꿔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21세기의 혁신은 품질개선이나 공정개선, 기술의 개량과 같이 점진적인 개량이나 눈에 보이는 과정을 따라 가지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면서 창조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창조성에 가장 익숙한 사고방식을 가진 것은 디자이너들이라는 것이다. 이책은 그러한 디자이너들의 사고방식에 따라 경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회사내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전략을 어떻게 짤 것인가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평가 대략 위와 같은 것들이 이책의 내용이다. 그다지 난해하지 않고 이제는 누구나 공감하는 논지이다. 그러나 이책의 내용은 누구나 느끼고 있는 그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 이상에서 그다지 나아가고 잇지 않다. 창조성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와있다. 창조성이 필요한 시대이니 당연하다. 그리고 그 창조성을 디자인이란 미학적 분야에서 접근하는 것도 그리 낯설지 않다. 이책은 지금까지 경영을 뒷받침해온 사고방식의 문제를 드러내고 새로운 사고방식이 조직에 어떻게 작동할 수 잇을까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이다. 이책을 읽고 회의를 할 때 어떤 의견을 더 귀담아들어야할지 정도는 얻을 수 잇지만 조직을 다시 설계한다든가 전략을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에 대해선 문제제기 이상의 수준이 아니다. 책 전체의 내용이 경영 전반의 이런 저런 분야를 집적대고 있을 뿐 어느 하나 깊이있게 들어가고 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책은 구체적이지 않고 어떤 산뜻하고 명료한 그림을 그려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디자인적 사고방식이 어떻게 유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면에선 한번 읽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