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꿈은 없다 - 35세 글로벌 그룹 CEO 박세정의 블록버스터 라이프
박세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보다 보면  메시지를 전하려는데만 충실해서 너무나 드라이한 글이 잇다. 그런 글들은 목적을 향해 가는 프로의 자세만 보이지 그 사람이 보이지는 않는다. 대개 학술논문이나 기사들이 그렇다. 이런 글들은 글이 전하려는 메시지만 얻으면 끝나는 마찬가지로 드라이한 목적을 위한 글읽기에선 가장 좋은 것이다. 회사 기획안이 문학작품이면 그것처럼 골치아픈 것도 없으니까.

그러나 모든 글이 드라이할 필요는 없다. 이책처럼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보여주는 글일 경우 소프트한 글쓰기가 더 적절하다. 그리고 이책은 소프트하다. 책을 받고 몇 페이지를 읽어가면서 이 사람은 참 재미있게 글을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위트가 넘친다 유머감각이 있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글을 쓰면 이럴 것이다. 간단하게 아이러니한 몇마디로 자신의 과거사를 간단하게 정리한다.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이 경제적으로 저자가 겪었던 일을 읽는 것이 아니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소프트한 글쓰기의 다른 장점은 글쓴 이의 캐릭터가 그려진다는 점이다. 30대 중반을 넘은 저자의 삶이 길다고 할 수 없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 건너가 어학원을 다니고 다시 대학을 다니고 대기업에 들어갔다 와세다 MBA를 다니고 졸업 후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유통대행업을 하다 망한 후 출판사를 운영하고 마이니치의 임원이 되기 까지의 삶이 200페이지가 조금 분량에 모두 정리될 정도로 짧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 작은 분량에 자신의 짧지만 복잡한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도록 하고 잇다. 잘 쓴 글쓰기이다.

이책에선 저자의 성격이 느껴진다. 저자의 말 마따나 '무모한 낙천주의자'이다. 하면 된다는 낙천주의자가 아니면 어떻게 일어를 공부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나만의 길을 찾아야 경쟁력이 잇다는 생각으로 일본에 건너갈 수 있었겠으며 일어도 못하면서 일본의 명동인 긴자에 무대뽀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 덤빌 수 있었으며 잘 나가는 대기업에서 인정받는 직원으로 미래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대학원을 갈 수 있었겠으며 30도 안된 나이에 창업을 할 수 있었겠는가?

이책은 뚜렷한 주제가 없는 책이다. 단지 앞에서 말한 저자의 삶의 흔적을 따라 저자가 그 과정에서 겪었던 자신의 감정이나 교훈들을 회고하는 신변잡기적인 글이다. 가령 긴자의 고급 복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구박을 받으면서도 '기대보다 1%만 더'란 생각으로 열심히 성실하게 일을 하고 시키지 않은 재고관리를 하면서 인정을 받아 특급 프랑스 식당에서 서빙을 하면서 일본의 1% 엘리트들의 어법과 예법을 배울 수 잇었던 것이라든가, 컨설팅 회사를 차렸을 때 사장의 운전수에게 인간적으로 대한 것이 회사를 도약의 길로 열어준 일에서 거래처 사람들에게 인간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든가 비서들을 보면서 그들의 기민함과 성실함에서 배운 점등 여러가지가 나온다. 그러나 그런 그의 느낌들과 교훈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두서없이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을 모두 묶어주는 것은 저자의 캐릭터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마음 속에선 근거없는 자신감이라 부를 정도 즉 저자 흔히 들었던 말처럼 미쳤다고 할 정도로 낙천적이고 남에게 배려하는 따듯한 마음, 격투기를 닦은 체력에서 오는 성실과 끈기를 가진 사람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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