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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전쟁 - 닛케이 vs 요미우리
최용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이책은 1990년 버블붕괴와 함께 헤이세이 불황(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되기 전 1980년대 중반 일본의 빅3의 두 신문사가 벌인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지는 매경을 선두로 한경이 추격하고 있고 그 뒤를 여러 군소지들이 쫒는 양상이지만 일본의 니혼게자이 즉 닛케이는 매경의 위상을 넘어 일본의 월스트리트 저널과 같은 독주 양상을 띄고 있다. 그리고 요미우리 아사이와 함께 빅3로 불린다. 미국의 메이저가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로 꼽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요미우리와 닛케이는 처음부터 메이저가 아니었다.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시작은 도쿄의 지방지에 불과했고 2류에 속한 신문일 뿐이었다.
이책은 두 신문이 메이저로 도약하기 까지의 역사를 그리면서 일본의 신문사를 요약해 보여주면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빅3의 경쟁구도를 1980년대 두신문의 경쟁을 스냅샷으로 보여주면서 그리고 있다.
버블경제가 한창이던 시절 저금리기조가 굳어지면서 예금에서 주식과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고 잇었다. 지금 한국에서도 충분히 보고 있는 상황이다. 10여년후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일본독자들도 경제기사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종합지들이 경제면을 증면하기 시작했고 경제지를 독점하다시피 하던 닛케이와 전쟁이 시작되었다. 종합지와 경제지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벌어진 싸움의 선두는 요미우리와 닛케이의 충돌이었다.
결과적으로 버블이 터지면서 요미우리의 패배로 끝난 이 싸움 자체는 한국독자들에게 흥미있을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그 싸움의 과정은 너무나 비슷한 한국과 일본의 신문시장을 비교할 수 밖에 없게 하기 때문에 충분히 흥미롭다.
세계유일의 1000만부 신문인 요미우리가 성장하기 까지의 과정은 물량공세를 통한 보급전쟁의 과정이었고 조선일보가 1등으로 등극하기 까지의 과정과 거의 흡사하다. 그리고 이책이 다루는 경제섹션의 도입과 종합지의 경제전문지 창간이란 전략도 한국에서 반복되엇던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일본을 보면서 한국을 이해한다는 점 뿐 만이 아니다. 두 신문사의 전쟁을 흥미로우면서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저자는 신문사 경영진들을 등장인물로 하는 소설을 썼다. 소설 양식을 도입하면서 그들이 시장을 읽는 감각과 이유 그들의 인간적 고뇌를 보여주어 친숙하면서 쉽게 읽히도록 만들었고 다른 나라의 어쩌면 별 관심이 안가는 소재를 가깝게 느끼도록 만든다.
이책은 사양산업에다 일본의 이야기라는 2중의 한계 때문인지 시장에서 거의 묻혀버린 책이다. 그러나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에는 저자의 노력과 그 결과가 아까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