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법칙 세트 (전2권) - 양장본
허브 코헨 지음, 안진환 옮김 / 청년정신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1권 리뷰

이책은 인생의 80%는 협상이라 말한다. 협상이란 남에게 내가 원하는 얻어내는 과정이고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책은 사람을 상대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어낼 수 있는가를 가르치는 책이다.  

저자가 드는 예를 보자. 당신이 정찰제 백화점에서 양복을 사려한다고 하자. 그러나 당신은 정가를 다주고 사고 싶지 않다. 그래서 당신은 원하는 물건이 있는 매장에 가 이것저것을 보고 입어보면서 직원을 2시간동안 끌고 다닌다. 그리고는 '제가 보기에는 좋은데 아내에게도 물어봐야 겠군요. 아내와 함께 다시 오겠습니다." 다음날 아내와 함께와서 다시 2시간동안 직원을 끌고 다닌다. 그리고는 "옷에 관해서는 장모님이 잘 아시는데 내일 장모님과 함께 와봐야 겠습니다." 다음날 2시간동안 또 끌고 다닌다. 그런 다음 당신이 원하는 가격을 말하고 협상을 시작하면 거의 당신이 원하는 선에서 결정이 된다. 

저자는 직원이 6시간을 투자하도록 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당신이 제시하는 금액이 밑지지는 않는 선이란 전제가 있지만 그만한 시간을 들이도록 한다면 상대로부터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준비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협상을 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3가지이다. 나와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와 상대는 협상을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가? 나와 상대가 결정을 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앞에서 든 쇼핑의 예를 저자는 '투자의 힘'이라 말한다. 정보, 시간, 힘이란 협상의 3가지 기본요소에서 준비가 된다면 당신은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3가지 요소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협상을 두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윈 루즈' 협상과 '윈 원'협상이다. 

협상에서 상대는 무조건 손해를 보고 나는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모두 얻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윈 루즈 협상으로 저자는 구소련권에 지배적인 협상스타일이라 말한다. 권력지상주의이며 경쟁적인 사회에서 이런 식의 협상 마인드가 지배적이다. 북한의 벼랑끝 협상스타일도 마찬가지 마인드에서 나온다. 이런 마인드에선 무조건 이겨야 되기에 온갖 책략이 동원된다.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해대고 상대를 지치게 만들어 양보를 하게 하며 양보는 약함의 표시라 보는 태도이다. 

저자는 이런 소비에트 스타일에서 동원되는 책략들을 보여주면서 이런 상대를 만났을 때 말려들지 않으려면 그런 책략들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들통난 책략은 책략을 부린 사람을 약점이 된다.

저자는 소비에트 스타일의 협상은 한번 보고 끝나는 관계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시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면 당한 상대는 같이 망하자는 식으로 나올 것이다. 그러므로 소비에트 스타일은 인간관계를 망칠 뿐이며 자신의 양심에도 상처를 주기 때문에 권할 것이 못된다고 말한다.

저자가 권하는 것은 윈윈 협상이다. 협상은 서로가 이득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신뢰를 쌓는 것이 협상의 준비과정이라 말한다. 공식적인 협상이 시작되었을 때 호의적인 행동은 뭔가 얻어내려는 꿍꿍이로 보이지만 그전에 그런 행동을 했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협상은 양보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한다. 양보는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서로의 필요가 모두 충족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헐리우드 배우의 예를 들고 있다. 출연료로 백만달러를 받기로 한 유명 여배우가 제작자에게 계약대로 백만달러를 달라고 했다. 그러나 제작자는 돈이 모두 투자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백만달러를 현금으로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둘은 소송까지 갈 태세였다. 그러나 직접 둘이 만나 타협을 보면서 둘다 만족하는 결과를 얻었다. 현금을 내주면 투자원금을 회수해야 되는 제작자는 100만달러를 20년간 분납해 지불하는 제의를 했고 여배우로서도 한번에 받을 때 내야되는 거액의 세금을 피하면서 연금을 받는 식이 되기 때문에 불안정한 배우라는 직업의 수입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어 좋았다. 모두에게 더 좋은 결과를 낳은 협상이다. 이런 식으로 협상은 꼭 양쪽이 양보를 해 손해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내려면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 준비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책의 구성은 잘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윈윈 협상이지만 책의 절반은 소비에트 협상에 대한 언급으로 가득하고 저자가 말하는 현실적응로 더 유용한 윈윈협상에 대해선 책의 나머지 절반에서 언급이 시작된다. 그리고 설명의 밀도도 윈윈협상보다 소비에트 협상이 더 치밀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책은 협상이란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데 충분하다. 그리고 저자의 체험에서 나오는 생생함의 힘은 모든 약점을 덥어버리고도 남는다. 그리고 넘치는 힘은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얇지 않은 책을 읽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한가지 더 언급할 것은 1권, 2권으로 나우어져 있지만 1권 자체로 협상의 개론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1권과 2권은 시리즈가로나온 것도 아니고 출간시기가 20년도 넘게 떨어져 있다. 2권을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권을 모두 볼 시간이 없다면 1권만이라도 정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얻을 것은 넘친다


2권 리뷰

출판사는 이책을 2권이라 붙이고 1권과 묶어놓았지만 엄밀하게는 1권이 나오고 20년이 넘게 지난 후에 출판되었고 제목도 다르게 나온 것이기 때문에 1권과는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1권을 읽고 읽는 것이 여러모로 더 이해에 도움이 된다.

1권에서 협상이란 전문협상가의 영역이 아니라 당신의 생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란 점을 말하면서(그래서 원서의 제목도 '무엇이든 협상할 수 있다'이다) 협상의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그 프로세스를 좌우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나고 환갑이 넘은 나이에 쓰여진 2권은 연륜이 배어있다. 이책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설명하려는 것은 협상가가 갖춰야 할 스타일(또는 자세)이다. 1권에서 저자가 이름붙임 소비에트 스타일의 협상으로 가고 싶지 않다면 즉 윈윈 협상이 되려면 우선 상대와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 신뢰하는 상대가 될 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협상의 상대가 만족을 얻는 것은 협상의 내용과 형식이라고 지적한다. 상대가 자신을 존중하는, 즉 친근하고 우호적이며 겸손한 상대일 때 만족을 얻는다는 것이다. 겸손하면 상대를 만족시키면서 상대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서로 원하는 것을 얻기가 더 쉬어진다. 1권에서부터 저자가 말한 것처럼 사람이 원하는 것은 다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서로가 원하는 것을 모두 충족하면서 협상이 끝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협상을 게임이라 생각하면서 초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건을 살 때 그 물건을 가지고 싶어 안달이란 표시를 내면 가격을 깍을 수 없다. 꼭 갖고 싶어한다는 것이 알려졌으로 힘을 파는 사람이 쥐게 되기 때문이다. 칼자루를 상대에게 주어지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초조하게 되어 협상을 망치게 된다고 말한다. 

이외에 저자는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끝내는 과정까지 10단계로 나눠 각 단계마다 어떤 것을 신경써야되는지를 설명하고 있고 편견의 위험성, 1권에서 소개한 협상의 3요소(시간 정보 힘)를 좀더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아래 리뷰에서 말한 것처럼 산만한 느낌이 잇기는 하다. 그러나 학자의 글이 아니라 실제 협상을 직업으로 해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생생한 체험의 깊이와 무게가 느껴지며 글이 재미있다는 점에서 그런 단점은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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